레이저 수술이 척추질환에 쓰이는 범위는 좁다.‘허리디스크’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그것도 극히 일부 환자에게만 사용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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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척추 골절, 측만증 등 대부분의 척추 질환을 진료할 때 “레이저로 안 되나요?”라고 묻는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레이저는 마법처럼 칼을 대지 않고 간단히 모든 척추 질환을 치료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탓이다.
레이저 디스크 수술의 원리는 간단하다. 디스크가 돌출된 환자에게 레이저를 쏘아 약간의 디스크를 제거하면 신경을 누르는 압력이 줄어들고 통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수술법은 1980년대 중반 처음으로 사용됐다. 이후 엄청나게 많은 디스크 환자에게 사용됐지만 가장 효과가 있는 레이저의 파장, 레이저를 가하는 시간, 에너지의 양 등 사용법에 대한 변변한 자료조차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시술때 발생하는 고열로 주변 뼈나 신경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이로 인한 통증도 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레이저 디스크 수술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어떤 치료법이 널리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미리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기본이다. 레이저 디스크 수술이 등장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효용성을 입증하는 수준급의 논문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효과가 있다는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긴 했지만 정작 신뢰할 만한 연구결과는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시술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들이 더 많이 발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레이저는 피부과, 안과, 일부 외과 질환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디스크 레이저 수술은 사정이 좀 다른 것 같다. 일반인들에게 디스크 레이저 수술이 ‘환상적인 방법’으로 각인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2008-03-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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