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갈치조림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갈치조림

입력 2007-11-03 00:00
수정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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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기준도 세월 따라 많이 변했다. 필자가 젊었을 때는 통통하고 얼굴이 보름달 같이 둥글면 부잣집 맏며느리감이라고 하여 나이 드신 분들의 중매대상 1호였다. 머리가 작으면 조두(鳥頭)라고 하여 인물로 쳐주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으니 흉(?)이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요사이는 날씬하고 머리가 작을수록 미남·미녀라고 하여 심지어 얼굴을 작게 하는 성형수술이 유행할 정도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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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 ‘식객’의 음식감독을 하면서 출연 배우를 보니 남녀 얼굴이 필자의 주먹만 한데 키는 엄청 커서 한참 올려다볼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쭉쭉 빵빵에 8등신 미남·미녀들이다.

그런데 생선 중에 12등신의 늘씬한 몸과 큰 눈, 눈부신 은백색의 옷을 잘 입는 생선이 있으니 바로 ‘갈치’다. 갈치는 농어목 갈치과로서 몸이 길고 칼같이 생겼다고 하여 갈치, 도어(刀魚)라고도 하는데 몸은 가늘고 길며 납작하다. 꽁지 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꼬리 지느러미는 없고 꼬리가 있다. 양 눈 사이는 조금 들어가 있고 눈은 매우 크며 머리의 등쪽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다.

‘자산어보’에서는 군대어(裙帶魚)라 하고 속명을 갈치어(葛峙魚)라 하였으며 ‘난호어목지’에서는 갈치라고 하였다. 입은 매우 크고, 위턱의 뒤끝은 눈의 뒷가장자리에 이른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발달되어 있으며, 양 턱에는 날카롭게 생긴 뾰족한 이빨이 드문드문 있고 위턱의 앞에는 갈고리 모양의 이빨이 있다.

머리를 위로 하여 곧추선 상태로 헤엄을 치며 크기는 1년생 약 12㎝,3년생 약 28㎝,5년생이 40㎝ 정도로 최대 150㎝까지 성장한다. 비늘이 없고 몸 빛은 은백색으로 눈부신 광택이 나며 죽은 후에는 약간 은회색으로 변한다.

크기가 작은 경우 동물 플랑크톤을 먹고 몸길이 25㎝ 이상이면 주로 갑각류, 오징어류, 작은 어류를 먹으며 몸길이에 따라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2∼3월 제주도 서쪽 해역에서 겨울을 보내다가 4월쯤 북쪽으로 이동하며 8∼9월 연안에서 산란하고, 일부는 압록강 하구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9월쯤 수온이 내려가면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여 제주도 서방 해역에서 겨울을 난다. 낮에는 바닥이 모래나 펄 같은 깊은 곳에 있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올라온다.

난해성 어류로 표층으로부터 수심 350m까지 살고 수심 100m 부근에서 주로 잡히며 식용으로 맛이 좋다. 표피의 구아닌 성분은 인조 진주의 광택 원료로 많이 이용된다.

가시가 많아서 먹기에 약간 불편함도 있지만 담백한 맛이 더 좋아 인기가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갈치 값이 저렴하여 밥상에 많이 오르내렸는데 요사이는 소고기보다 더 비싸져서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되었다.

사람 팔자 알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생선팔자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자, 오늘은 가족들이 모이는 주말을 맞아 맛있는 저녁 요리로 갈치조림을 해보자.

푸드앤컬쳐코리아 원장

■ 갈치조림 요리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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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및 분량
갈치 1마리, 청·홍고추 1개씩, 대파 10g, 양념장:고춧가루 2큰술, 간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청주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육수:무 200g, 다시마 20g, 대파 10g, 멸치 15g, 물 5컵.

만드는 방법

1. 분량의 육수 재료로 육수를 만든다(3컵 분량).

2. 갈치는 손질해서 4토막으로 자른 후 부스러지지 않도록 소금을 약간 뿌려 놓는다.

3. 청·홍고추,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놓는다.

4. 냄비에 식용유와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육수에 넣어 사용한 무를 4×5㎝, 두께 2㎝ 정도의 크기로 썰어 냄비에 깐다.

5. 무 위에 2의 갈치를 올리고 청·홍고추, 대파를 올린 후 양념장을 1/2넣고 뚜껑을 덮어 조린다.

6. 센불에서 조리며 양념장을 갈치에 끼얹어 가며 약한 불에 조린다.

7. 조림의 색을 보고 남은 양념장을 넣어 조린다.

8. 갈치에 색과 간이 들고 윤기가 나고 조려지면 불을 끈다.

9. 그릇에 담아낸다.
2007-11-0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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