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연출가 이두성씨
10일 저녁 극장 용 연습실에서 수줍은 미소를 달고 나온 이두성(44)씨는 마이미스트다.
이번 ‘코끼리와 나’에서 오달수가 코끼리를 다루는 남자라면 움직임 연출가 이두성은 코끼리를 만든 남자다.
연출을 맡은 이해제는 코끼리를 의인화하는 작업으로 ‘인간 코끼리’가 필요하다고 그에게 요청했고 그는 기꺼이 작업에 합류했다.
‘코끼리와 나’에서 이두성이 시도하려 했던 고난도 동작은 일반적이고 단순한 동작으로 많이 완화됐다.‘코끼리 배우’들을 나신으로 등장시킬까도 생각했지만 접었다.“아쉽기는 하지만 각자 다른 역할도 맡은 배우들이라 앙상블 맞추는 게 시급했다.”는 그는 “코끼리는 짐승과 자연, 신성이 깃든 동물”이라며 “한자가 한 획 한 획 연결돼 코끼리가 되는 것처럼 한사람 한사람의 육체가 모여 더 연극적으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움직임 연출 이두성은 쌍달과 흑산의 관계를 ‘참 자아’를 만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쌍달이가 보는 코끼리는 처음에는 괴상망측한 동물이었다가 어쩔 땐 여인으로, 친구로 쌍달의 심정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한국마임협의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대학 때 생물학을 전공하고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1990년 극단 자유에서 ‘무엇이 될꼬하니’로 배우 역을 했던 그는 1993년 연우 무대에서 ‘날아라, 새들아’로 연출에 데뷔했다. 마임으로 업을 전환한 건 몸짓이 공연에서 더 근본적인 작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해외진출로 비언어 극이 활발해지고 다원예술이 급증하는 요즘 연극 ‘코끼리와 나’에 처음 마임을 들여보낸 그의 느낌은 어떨까.
“연극과 마임을 굳이 구분짓지 않습니다. 몸의 움직임인 마임이 더 연극의 시원 같고 현대 공연 예술의 자궁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극은 제게 코끼리이기도 해요. 결국 자신을 회복하게 하고 사람들과 공감해 사회를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하니까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7-09-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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