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무책임한 이동’ 비난 확산
수강신청을 받아놓고 학교를 옮기는 교수들의 무책임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2학기 수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경희대 이상정 법대 학장은 4일 “교수를 재충원할 여유도 주지 않고 갑자기 특채하는 것은 엄청난 횡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 시내 한 사립대 관계자도 “서울대의 특채 공고 이후 교수 6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우리도 급하게 채용공고를 내게 됐다.”면서 “교원 확보를 하려면 한 학기 전에 공고를 내 교육과 연구 업적을 검토하고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이력서와 연구 목록만으로 교수를 채용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법대 교수의 느닷없는 학교 이동은 로스쿨법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통과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연세대 홍복기 법대 학장은 “수강신청도 끝난 상태에서 타 대학 교수를 빼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학간에 빚어지는 교수 영입 경쟁을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참여연대 한상희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지금 전국 법대들의 교수 빼가기 전쟁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그동안 사법기관에서 누려왔던 패권주의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국장은 “서울대 법대 학생들이 사회 일각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받고 있는 김앤장의 변호사한테 올바른 법조인의 윤리를 배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쿨 유치가 어려운 대학에서는 법과대학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을 배정받은 법대 교수 3명이 다른 대학으로 옮기는 국민대의 경우 개강이 최소 10일 이상 늦춰졌다.
건국대는 한 과목밖에 개설되지 않은 강의를 맡은 교수가 성균관대로 옮기자 수업 차질이 우려된다. 결국 법조인을 양성하는 로스쿨 때문에 정작 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2007-09-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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