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정말, 부조리하군’… 노대통령 빗대

연극 ‘정말, 부조리하군’… 노대통령 빗대

입력 2007-08-18 00:00
수정 2007-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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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되고 나서 당신이 한 짓은 먹고 마시고 자고 역사책을 읽는 것 외에 닭 치는 것이 고작이었어요. 괜히 TV에 나가 젊은 기자, 검사,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일 없는 어린애들처럼 인터넷에 댓글이나 올리고, 그게 통치자가 할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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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듣다 보면 누군가가 떠오른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풍자의 날을 겨눈 연극 ‘정말, 부조리하군’이 29일부터 9월30일까지 서울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극 중에선 남북정상회담도 열린다.28일 평양서 이뤄지는 정상회담과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상시키는 황제 역의 ‘작가’(최규하)와 ‘키 작은 사내’(주호수)는 “잘못된 역사는 우리 선에서 끝내자.”며 서로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연출을 맡은 채윤일 극단 세실 대표는 “여권에서 대선용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할 거라 예상해 만들었다.”면서 “원래는 12월로 예상했는데 우연히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윤택이 독일 극작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를 번안해 우리 현실로 가져온 ‘정말’은 정말 ‘없느니만 못한’ 통치자를 그린다. 한국 지식인의 역할을 고민하다 잠든 ‘작가’는 꿈에서 황제가 된다.‘작가’는 한가하게 닭을 키우며 동해 바다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일본 자위대가 북상해도 두 손 놓고 있다.

“내가 이렇게 멀쩡하게 존재하는 일 외에 무얼 또 하라고 자꾸 보채는 거요.”

‘정말, 부조리하군’은 올 여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먼저 선보였다. 정치극과 서먹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채윤일 대표는 다양한 관극평들을 기억해냈다.“통치자를 미화해 오히려 영웅으로 만들었다.”“권위주의를 깼다.”“더 씹어야 되는데 씹다 말았다.”….(02)763-1268.
2007-08-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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