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6개월 전 아내와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아내는 그 당시 이혼을 요구하며 이유는 묻지 말라고 했습니다. 결국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위해 도장을 찍어줄 수밖에 없었지만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혼 후 알고 보니 다른 남자가 있었고 사실이 확인될수록 땅이 꺼진 것 같은 깊은 수렁에 빠져듭니다.16년간 아내는 자기를 전혀 내세우지 않고 가정과 자식만을 위해 살았고 부부싸움 한번 해 본 적도 없어 주변에서 잉꼬 부부로 다 부러워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 없이는 못살 것 같은데 아내의 마음을 되돌려 재결합할 수 있을까요?
-유성환(가명·43세)
A이혼 후에야 비로소 이혼 사유에 대해 직면하게 되고 아내의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군요. 자책감과 배신감의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껴져 안타깝습니다.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오는 동안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거나 드러내지 않고 가정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온 듯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무엇이 가정을 위해 더 나은 행동이었을까요. 잉꼬 부부로 보이는 데에는 그럴듯해 보였는지 모르지만 긴 세월 동안 부부가 속마음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결혼 생활 중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참고 덮는 데 급급하여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들조차 대화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것은 아닐까요.
부부싸움을 극도로 싫어하는 부부들은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직면하여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참고 억누르는 습관이 생기게 되어 마음의 간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벌어지게 됩니다. 문제가 있을 때 싸우기 싫거나 상황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마찰을 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갈등 회피형’ 부부는 서로에 대해서 표면적인 것 외에는 알 수 없으며 오늘의 현실을 변명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속마음을 주고받을 수 없는 배우자에게 진정한 애정을 느끼기 어려운 일이며 자신의 불만이나 욕구들을 상대에게 더 이상 요구하거나 말하지 않으니까요.
배우자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고 갈등을 회피하게 되면 응어리진 속마음을 많이 쌓아두게 되기 때문에 외로워집니다. 이때 자신의 속감정을 나누고 위로, 지지, 공감을 얻을 만한 다른 이성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되며 외도를 저지를 위험도 높아지지요. 갈등 회피형 부부는 참고 삭이는 것이 배우자에 대한 배려라고 착각하고 스스로 마음 문이 닫힐 때까지 견디다가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요구합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요구에 이혼 도장까지 찍어주는 것이 배려라고 착각한 것도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한 것이 되지요.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스스로 억압시켜 버렸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무엇이었는지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마음을 열고 결혼 생활 동안 쌓아왔던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진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나 지지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기준이나 일반적인 잣대로 상대에게 지시, 명령, 평가, 충고하듯이 말하지 않고 자기방어도 하지 마세요.‘어떠한 이야기라도 잘 들어 주는구나.’,‘자기 식대로 강요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다른 이성 파트너와 나누었던 마음이 줄어들고 서서히 진실을 드러낼 것입니다. 전 배우자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준 후에는 본인의 속마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표현하세요. 단 그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면 무조건 재결합해야 한다고 조급하게 몰아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속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다시 재결합 가능성에 희망을 가져보아도 좋습니다. 당사자 중심으로 재결합 과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함께 노력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유성환(가명·43세)
A이혼 후에야 비로소 이혼 사유에 대해 직면하게 되고 아내의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군요. 자책감과 배신감의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껴져 안타깝습니다.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오는 동안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거나 드러내지 않고 가정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온 듯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무엇이 가정을 위해 더 나은 행동이었을까요. 잉꼬 부부로 보이는 데에는 그럴듯해 보였는지 모르지만 긴 세월 동안 부부가 속마음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결혼 생활 중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참고 덮는 데 급급하여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들조차 대화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것은 아닐까요.
부부싸움을 극도로 싫어하는 부부들은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직면하여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참고 억누르는 습관이 생기게 되어 마음의 간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벌어지게 됩니다. 문제가 있을 때 싸우기 싫거나 상황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마찰을 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갈등 회피형’ 부부는 서로에 대해서 표면적인 것 외에는 알 수 없으며 오늘의 현실을 변명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속마음을 주고받을 수 없는 배우자에게 진정한 애정을 느끼기 어려운 일이며 자신의 불만이나 욕구들을 상대에게 더 이상 요구하거나 말하지 않으니까요.
배우자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고 갈등을 회피하게 되면 응어리진 속마음을 많이 쌓아두게 되기 때문에 외로워집니다. 이때 자신의 속감정을 나누고 위로, 지지, 공감을 얻을 만한 다른 이성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되며 외도를 저지를 위험도 높아지지요. 갈등 회피형 부부는 참고 삭이는 것이 배우자에 대한 배려라고 착각하고 스스로 마음 문이 닫힐 때까지 견디다가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요구합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요구에 이혼 도장까지 찍어주는 것이 배려라고 착각한 것도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한 것이 되지요.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스스로 억압시켜 버렸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무엇이었는지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마음을 열고 결혼 생활 동안 쌓아왔던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진지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나 지지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기준이나 일반적인 잣대로 상대에게 지시, 명령, 평가, 충고하듯이 말하지 않고 자기방어도 하지 마세요.‘어떠한 이야기라도 잘 들어 주는구나.’,‘자기 식대로 강요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다른 이성 파트너와 나누었던 마음이 줄어들고 서서히 진실을 드러낼 것입니다. 전 배우자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준 후에는 본인의 속마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표현하세요. 단 그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면 무조건 재결합해야 한다고 조급하게 몰아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속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다시 재결합 가능성에 희망을 가져보아도 좋습니다. 당사자 중심으로 재결합 과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함께 노력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2007-08-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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