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우리 집은 남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문제가 많습니다. 남편의 외도는 10년이 넘었고, 상대편 여자는 가정이 있는 여자인데도 이런 관계를 지속합니다. 남편은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나에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사업이 잘 되는 만큼, 밖에서 흥청망청 쓰고 다니며 집에 들어와서는 나의 모든 생활을 의심합니다. 카드며 휴대전화를 모두 남편이 사서 결제 대금을 낼 때마다 전부 확인하면서 캐묻습니다. 가난하게 살 때보다 문제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시어머니는 아들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고, 모자가 모두 나에게 함부로 욕을 해댑니다. 이런 생활이 언제나 끝이 날까요. 더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김순남(가명·55세)
A이 가정의 문제는 꼬리표가 깁니다. 외도, 의처증, 폭력, 고부갈등, 우울증…. 김순남씨가 자신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나보다 더 불행한 여자가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1,2년도 아니고 10년 넘어 지속된다고 할 때 어느 가정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겠습니까.
부인께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남편의 사업이 잘 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가정의 돈 문제가 해결되나 싶더니, 풍족해져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정신적인 고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까지 합세하여 남편이 잘 벌어다 주는데 뭐가 문제이냐는 식으로 같이 몰아붙이면 부인이 겪는 모멸감은 더욱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인에게 전혀 통제권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권력, 쉽게 말하면 주도권이 있는데, 부인은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본인이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큰소리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체념하면 이 가정의 문제는 더욱 정당화되고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의 권력은 경제력이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교성이 있거나, 자녀를 잘 기르거나, 시댁과 잘 지내는 일만으로도 남편에게 큰소리치며 잘 사는 부인도 많습니다. 김순남씨가 원래 의존적이며, 자기주장이 약해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 살아온 것은 아니지요. 한 편이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상대방은 더 통제권을 휘두르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그러한 불균형이 자리잡게 되거나 더 심해집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부인께서는 우선 비관적인 생각부터 중단하셔야 합니다.“지금 노력한들 남편이 변할 사람이 아니야.”,“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이런 생각에 잠겨 있으면 누구도 부인의 손을 잡아줄 수 없습니다. 현재 벌어지는 문제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근본적으로 내 인생의 핸들은 내가 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하루 일과를 주도적으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에겐 행복하게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세상의 아침을 맞이하세요. 나에게 즐거운 계획이 있으면, 남편이 언제 들어오든 무슨 험한 말을 하든,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처럼 당신에겐 몰입할 그 무엇이 필요합니다. 부부관계는 상대적이라, 한 편이 즐겁고 활기차면 상대방이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궁금해하며 자연히 밖으로 도는 일도 시시해집니다.
부인께서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남편이 그동안 퍼부은 온갖 험한 말들도 그저 생선 가시에 불과하게 됩니다. 생선 가시가 있어도 생선구이가 여전히 맛있듯이, 개의치 않는 통 큰 여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용서받지 못 할 일이지만, 내가 남편을 비행소년으로 취급하면 더 위협을 느껴 본능적으로 공격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잘못인 줄도 모르는 상태이구나 하고 부인이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사랑과 자비는 사랑할 수 없는 상태를 사랑하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김순남(가명·55세)
A이 가정의 문제는 꼬리표가 깁니다. 외도, 의처증, 폭력, 고부갈등, 우울증…. 김순남씨가 자신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나보다 더 불행한 여자가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1,2년도 아니고 10년 넘어 지속된다고 할 때 어느 가정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겠습니까.
부인께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남편의 사업이 잘 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가정의 돈 문제가 해결되나 싶더니, 풍족해져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정신적인 고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까지 합세하여 남편이 잘 벌어다 주는데 뭐가 문제이냐는 식으로 같이 몰아붙이면 부인이 겪는 모멸감은 더욱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인에게 전혀 통제권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권력, 쉽게 말하면 주도권이 있는데, 부인은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본인이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큰소리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체념하면 이 가정의 문제는 더욱 정당화되고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의 권력은 경제력이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교성이 있거나, 자녀를 잘 기르거나, 시댁과 잘 지내는 일만으로도 남편에게 큰소리치며 잘 사는 부인도 많습니다. 김순남씨가 원래 의존적이며, 자기주장이 약해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 살아온 것은 아니지요. 한 편이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상대방은 더 통제권을 휘두르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그러한 불균형이 자리잡게 되거나 더 심해집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부인께서는 우선 비관적인 생각부터 중단하셔야 합니다.“지금 노력한들 남편이 변할 사람이 아니야.”,“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이런 생각에 잠겨 있으면 누구도 부인의 손을 잡아줄 수 없습니다. 현재 벌어지는 문제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근본적으로 내 인생의 핸들은 내가 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하루 일과를 주도적으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에겐 행복하게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세상의 아침을 맞이하세요. 나에게 즐거운 계획이 있으면, 남편이 언제 들어오든 무슨 험한 말을 하든,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처럼 당신에겐 몰입할 그 무엇이 필요합니다. 부부관계는 상대적이라, 한 편이 즐겁고 활기차면 상대방이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궁금해하며 자연히 밖으로 도는 일도 시시해집니다.
부인께서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남편이 그동안 퍼부은 온갖 험한 말들도 그저 생선 가시에 불과하게 됩니다. 생선 가시가 있어도 생선구이가 여전히 맛있듯이, 개의치 않는 통 큰 여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용서받지 못 할 일이지만, 내가 남편을 비행소년으로 취급하면 더 위협을 느껴 본능적으로 공격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잘못인 줄도 모르는 상태이구나 하고 부인이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사랑과 자비는 사랑할 수 없는 상태를 사랑하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2007-07-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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