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최종협상] 숨가빴던 14개월 레이스

[한·미 FTA 최종협상] 숨가빴던 14개월 레이스

이영표 기자
입력 2007-03-31 00:00
수정 2007-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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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협상 8차례… 정상간 ‘슈퍼빅딜’까지

드디어 종착역에 도착했다.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14개월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최후의 절충 단계에 접어들었다. 타결이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의 FTA를 체결하게 된다. 미국도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후 14년 만에 최대의 FTA를 맺는 성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막판 협상에서 ‘이익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FTA체결이 우리 경제에 ‘보약’이 될지 ‘독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농산물 시장이 폭넓게 개방됨으로써 농가를 보호하고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대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FTA 찬반논란 국론분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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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이 30일 한·미 FTA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 같은 곳에서 스티븐 노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이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이 30일 한·미 FTA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 같은 곳에서 스티븐 노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이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례를 깨고 서울이 아닌 미 의회에서 협상 개시 선언을 한 이후 늘 ‘구걸 협상’,‘졸속 협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게다가 타결후 예상되는 경제 손익 대차대조표도 적자와 흑자 사이를 오가며 국민들을 혼란시켰다.

협상 초기부터 ‘4대 선결과제´논란이 불거지면서 마지막까지 ‘퍼주기´ 비난과 반(反)FTA진영의 협상 중단 촉구 집회도 끊이지 않았다. 찬반 논란이 가열되면서 협상이 한·미 간의 실리 다툼이 아닌 우리 내부의 좌-우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6월5∼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1차 본협상을 비롯해 모두 8차례의 공식협상을 열었다. 지난 19∼21일에는 한국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고위급 협상을 갖고 일괄타결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26일부터는 마감시한내 타결을 위해 장관급까지 포함한 ‘끝장협상’에 돌입했다. 결국 쇠고기, 자동차 등 최종 쟁점 두세가지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전화상으로 막판 ‘슈퍼 빅딜’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8차 협상 때까지만 해도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미국 협상단은 자국 기업과 찰떡궁합 호흡을 이룬 한 수 위의 협상 기술로 우리측 협상단을 곤욕스럽게 했다. 농업 등 ‘쟁취 분야’에서는 우리측 협상단의 얼굴을 붉으락 푸르락하게 만들 정도로 강공을 퍼부으며 야금야금 실익을 챙겼다. 자동차, 섬유 등 ‘방어 분야’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식 의제가 아닌 ‘뼈있는 쇠고기’ 검역 문제를 교묘하게 물고 늘어지며 협상테이블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쌀 문제는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도 언제든 빼 쓸 수 있는 ‘비상 카드’로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車·쇠고기 평행선 한때 결렬위기

반면 우리측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초기 의료·교육시장 분야 등에서 오판도 적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대외비 문서유출 사건으로 전략이 노출돼 협상력에 큰 흠집이 나기도 했다.

결국 우리가 ‘쟁취 목표’로 장담했던 무역구제, 자동차, 섬유, 개성공단 등 문제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협상 중단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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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7-03-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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