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포털 업계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투표 전날 밤 정몽준 의원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당시 들불처럼 일었던 인터넷 토론을 목격한 포털들은 이번 대선이 주도권 다툼을 가르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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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가 먼저 ‘대선 포문’을 열었다. 국내의 초창기 포털 시장을 장악했다가 네이버·다음 등 토종 업체에 밀린 야후코리아는 대선을 활용해 옛 영화를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너무 서두른 끝에 1차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못하는 미숙함도 드러냈다. 야후코리아는 ‘희망! 2007년 대선’ 사이트를 통해 후보 정보, 동영상 인터뷰, 뉴스, 토론방 등 대선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생산·유통시키고 있다. 야후코리아 김진수 이사는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먼저 사이트를 열었고, 공정성 유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포털은 아니지만 최근 동영상 UCC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판도라TV는 지난 16일 ‘2007년 대통령 선거 동영상 UCC대전’(2007.pandora.tv)을 개설했다.15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UCC 채널번호를 부여했다. 예비후보들의 UCC는 캠프에서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홍보 동영상이어서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UCC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광고수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포털이나 UCC 전문업체는 UCC 본질 왜곡 여부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네이버, 다음,SK커뮤니케이션즈 등 대형 포털들은 물밑에서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선 관련 특별 웹페이지 개설을 오는 5월 이후로 미루면서 대선 관련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대선이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 누리꾼들을 포털로 흡인할 수 있는 최대의 이벤트임에 틀림없지만 섣불리 판을 벌였다가는 정치적인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탓이다. 포털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적인 시선도 부담이다. 네이버 채선주 홍보실장은 “이번 대선은 포털이 얼마나 믿을 만한 서비스인지를 검증하는 시험대”라면서 “공정하게 누리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SK커뮤니케이션즈 오영규 이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우리는 대선을 정치가 아닌 비즈니스로 볼 뿐이며, 정치적으로 치우치면 누리꾼들이 일거에 빠져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7-03-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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