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지옥같은 화장실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지옥같은 화장실

입력 2007-02-01 00:00
수정 200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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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젊은 여자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변을 볼 때마다 항문이 어찌나 아픈지 꼭 지옥을 겪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기를 무려 3개월, 병원에 가기가 창피하고 무서워 끙끙 참고 지내다 도저히 견디지 못해 결국 필자를 찾은 것이었다. 진찰 결과, 항문에는 작은 돌기가 하나 있었고, 그 안쪽에 1㎝가량의 상처가 있는 전형적인 만성 치열이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항상 변을 일정하게 볼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 단단할 때도 있고 무른 변을 볼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항문이 수난이다. 언제든 찢어질 수 있다. 항문이 찢어지면 배변 때는 따끔한 통증이, 배변 후에도 얼얼한 통증이 지속된다. 출혈은 많지 않아 휴지에 약간 묻어나는 정도로, 대개의 경우 변이 정상화되면 찢어진 항문도 저절로 낫고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계속 변이 불규칙하거나 오랫동안 가는 변을 보아 항문이 좁아진 상태에서는 찢어진 항문이 잘 낫지 않는다. 만약 한 달 이상 상처가 아물지 않으면 항문을 넓혀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5분 정도로 간단하다.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도 가능하며, 수술 후 첫 배변 때도 수술 전보다 덜 아프다. 많은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무슨 큰 병이나 걸린 것으로 알고는 잔뜩 겁을 먹고 병원을 찾았다가 간단한 치료로 증상이 사라지면 놀라워들 한다. 그래서 ‘의사를 명의로 만드는 고마운 질환’이라고 의사들끼리는 농담도 하곤 한다.

치핵이 항문질환 중 가장 아픈 병이라는 오해가 많으나 실제로 치핵이 아픈 경우는 많지 않다. 항문이 아픈 것은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종기, 치핵에 혈전이 생겨 피가 안 통해 퉁퉁 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항문이 빠질 듯 묵직한 통증이 오는데, 이는 항문 주위의 근육에 통증이 생기는 ‘항문 거근증후군’이다. 또 자다가 갑자기 항문이 꽉 조이면서 심한 통증이 10∼20분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는 근육 경련으로 통증이 생긴 것이다. 다리나 발에 쥐가 나는 것과 다를 게 없으니 겁낼 일은 아니다.

대항병원장

2007-02-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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