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회 이방인에 대한 조롱

조선 사회 이방인에 대한 조롱

입력 2006-11-09 00:00
수정 2006-11-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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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근, 《기산풍속도첩》 중 <산행> 혼례를 치른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으로 가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 소장.
김준근, 《기산풍속도첩》 중 <산행>
혼례를 치른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으로 가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 소장.

옛날 가마를 타고 시집가던 시절, 충청도 어느 고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예전에 가마는 네 사람이 메고 갔는데 길이 먼 경우에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찌 되어 그랬던지, 혼수로 가는 다듬잇돌을 깜빡 잊고 안 보내서 나중에 가마에 넣어 따로 보내게 되었다.

때는 마침 오뉴월 삼복더위인 데다가 돌덩이까지 집어넣었으니 가마꾼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고생을 했다.

신부가 밖을 내다보니까 가마꾼의 등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것이 몹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가마꾼들은 어찌나 힘들던지 앞에 주막이 보이자, 가마를 잠시 내려놓고 한마디씩 했다.

“어이, 저기 가서 목이나 축이고 가세나.”

“허긴 이렇게 무거운 가마는 첨이여. 제기랄, 신부가 얼마나 뚱뚱하면 이리 무거운 거여?”

안에서 듣고 있던 신부가 억울하다는 듯이 참견했다.

“지는 그래도 댁들을 생각혀서 다듬잇돌은 머리에 이고 있는디유.”

-이강엽, 《바보이야기, 그 웃음의 참뜻》(본문 136쪽)


이 우스개에서 우리는 새신부와 아전을 보고 웃는다. 그들은 뭔가 좀 부족한 사람들이다. 이들처럼 자신의 결함으로 웃음을 사는 인물을 우리는 ‘웃음거리’라고 명명했다. 바보, 멍청이, 못난이 캐릭터는 거의 어는 시대에나 단골로 등장하는 웃음거리이다. 일견 당연한 질문인 것 같지만, 도대체 우리는 왜 웃음거리가 되는 인물을 보고 웃는 것일까?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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