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691)-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7)

儒林(691)-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7)

입력 2006-09-14 00:00
수정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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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7)


따라서 주자에게 있어 ‘이(理)’는 만물이 생겨나기 전부터 있었으며, 또한 만물이 사라진 후에도 홀로 살아남아 있는 형이상자(形而上者)였으며,‘이(理)’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일체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물을 낳는 근본을 이루는 형이상자였던 것이다.

주자는 ‘만약 산천과 대지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理)는 끝까지 거기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이(理)야말로 시작도 끝도 없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영원한 초월적 존재임을 주창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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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의 이러한 태도는 마치 예수의 제자 요한이 자신의 복음서의 첫머리를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라고 표현한 사실을 연상시킨다.

예수의 제자 요한이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고 기록하였다면 공자의 제자 주자는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이(理)가 있었다.’고 기록하였던 것이다.

또한 요한복음이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주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천지 사이에는 이(理)가 있고 기(氣)가 있다. 이라는 것은 형이상의 도이며, 사물을 낳는 근본이다. 기라는 것은 형이하의 기(器)이며, 사물을 낳는 바탕이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물이 생겨남은 반드시 이(理)를 품부(稟賦) 받은 후에 성(性)이 있게 된다. 그리고 반드시 이 기를 품부 받은 후에 형체가 있게 된다.”

요한이 ‘모든 우주만물이 말씀으로 생겨났다.’고 기록하고 있다면 주자는 ‘이는 형이상의 형상(形相)을 제공하고 기는 형이하의 질료(質料), 즉 육체를 제공함으로써 생겨난다.’고 기록하고 있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훗날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이전부터 이가 있었다.’는 진리를 깨달은 주자가 어린나이 때 아버지 주송에게 ‘그렇다면 하늘 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라고 근원적인 존재론적 질문을 던졌던 것은 주자를 미화시키려는 후세의 조작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었을 것이다. 이는 퇴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던가.

아버지 주송에게 질문을 던졌던 주자의 나이와 거의 비슷하였던 12살 무렵, 어느 날 퇴계는 숙부 송재공 이우(李隅)로부터 글을 배우다 마침내 큰 의혹에 사로잡혀 다음과 같이 묻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理)’자의 뜻이 무엇입니까.”

이때 송재공은 당황하여 이 난해한 화두를 어린 퇴계에게 일일이 설명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고 고민하다가 ‘조용히 생각해 보라. 생각을 조용히 해 보아라.’고만 대답하지 않았던가.

몇날 며칠을 골똘히 궁리하는 퇴계의 모습을 지켜본 송재공은 며칠 후 찾아온 퇴계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그래 무엇을 깨달았느냐.”

이에 퇴계는 대답한다.

“너무 어려워 아직 아무것도 깨닫지는 못하였습니다.”
2006-09-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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