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공영형 혁신’ 띄우기용?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공영형 혁신’ 띄우기용?

유지혜 기자
입력 2006-06-23 00:00
수정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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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가 입시 위주 교육기관으로 변질됐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대안이 공영형 혁신학교다. 일각에서는 이번 외국어고 선발지역 제한 조치가 ‘공영형 혁신학교 띄우기’의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영형 혁신학교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시큰둥한 반응도 함께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또?”

학생들은 불신 가득한 눈초리를 교육부에 보내고 있다. 금천구에 사는 중학교 2년생 김영아(14)양은 “솔직히 혁신학교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 학교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해보고 싶은데 잘 모르겠으니 전처럼 또 학생들을 볼모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이지수(14)양도 “2년도 채 안 남았는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려 주지도 않고 어쩌라는 것인지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어차피 그 학교를 들어가도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학원 다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입시위주의 교육풍토가 바뀌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학부모들은 더 회의적이었다. 은평구에 있는 S여중 1학년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미희(42·여)씨는 “교육 수장이 바뀔 때마다 꼭 뭔가 새로운 걸 하나씩 해보려 하는데,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가지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난치자는 것이냐.”면서 “우리 아이가 입학하고 나서 얼마 뒤에 다른 교육부총리가 이번엔 공영형 혁신학교가 문제 있다고 문닫아 버리면 어쩌나 무서워서 절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입시풍토 해소돼야 성공”

외고에 자녀가 다니는 강남의 한 학부형은 “공영형 혁신학교 졸업생이 5년 이상 배출되는 등 검증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때문에 나라면 자녀를 이런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중1년생 딸을 둔 구로구의 40대 학부형은 “정부에서 돈도 지원하고 유능한 분을 교장으로 모시면 아이들의 재능을 나름대로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모 중학교 교사인 이모(29)씨는 “일단 어떠한 형태의 학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에도 답해줄 수가 없다.”면서 “특목고와 자사고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또다시 교육부의 졸속행정으로 학생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현갑 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2006-06-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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