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함께하면 성적 ‘쑥쑥’

엄마가 함께하면 성적 ‘쑥쑥’

나길회 기자
입력 2006-06-22 00:00
수정 200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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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맹모지교’를 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막상 자녀 교육에 도움을 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아이를 믿어라.’‘아이 스스로 공부를 하게 만들어라.’와 같은 일반론보다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절실하다. 자식 농사 성공담을 담은 ‘특목고, 명문대 보낸 엄마들의 자녀 교육’ 저자들로부터 주요 과목을 어떻게 지도했는지 들어봤다.

독서토론 시켜 사고력 배양

조옥남씨는 아이가 어렸을 때 책을 가까이 하게 만들기 위해 아이 주위에 그림책을 흩어 놓았다. 그러자 처음에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아이도 차츰 책을 펼쳐들고 그림에 빠져 들었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해서는 조금 과장된 목소리로 그림에 대해 얘기해 주자 아이들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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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나 명작동화 등을 먼저 읽고 잠자리에서 들려 준 다음 다음날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신기하게 생각하고 더욱 책을 흥미있게 보게 됐다. 주인공 이름을 아이 이름으로 바꿔 읽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한글을 깨친 후에도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잠자리에서 책을 많이 읽어줬다.

일단 연령 단계에 맞는 기본 적인 책은 전집으로 사주고 부족한 부분은 서점에 아이와 함께 가서 구입했다. 내가 읽히고 싶은 책만 사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 1∼2권은 만화책도 기꺼이 사줬다. 동화는 창작보다는 검증된 명작동화 위주로 사줬고 그외 과학·역사 등 분야별로 골고루 책을 접하도록 했다.

독후감은 학교 숙제 외에는 시키지 않았다. 자칫 아이가 감상문이라는 덫에 빠져 책읽기를 싫어할까봐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어렸을 때는 책을 읽고 난 뒤 느낌을 자유롭게 말하게 했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다른 아이들과 그룹으로 독서토론을 가르쳤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 중에는 국어 실력 대신 공상만 키우는 경우가 있는데 독서 토론이 이런 것을 방지해 준다.

글쓰기에는 독서가 기본이지만 그래도 따로 지도를 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는 일기 쓰는 시간을 글쓰기 지도에 활용했다. 우선 아이들에게 무엇을 쓸 것인가 정하게 하고 그에 대한 얘기를 하게 했다. 그 다음 내가 일단 정리해서 들려주고 아이에게 쓰게 하는 훈련을 했다. 느낌도 아이에게만 맡겨 놓지 않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느낌과 표현을 열거한 뒤 고르게 했다. 그렇게 지도하자 2학기부터는 혼자서도 잘 쓰게 됐다. 또 아이들에게 동시를 많이 외워서 쓰는 것을 시켰다.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할 무렵에는 주제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식으로 써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줬다. 글을 다 쓴 다음에는 문장을 짧게 쓰는 법이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쓰는 법 등을 지도했다.

방학이면 그동안 써놓은 글과 방학 숙제로 쓰는 글을 모아 가족 문집을 만들었다. 예쁜 문집을 만들어 이웃에게도 나눠 주고 방학숙제로 제출했다. 아이들은 그 과정을 소중히 생각했고 성취감도 컸다.

★조옥남씨는 자녀 넷을 둔 엄마로 첫째를 서울대 경제과 둘째를 연세대 공대에 보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영어듣기 환경에 자주 노출

박석희씨 아이들은 해외 연수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영어와 친숙해지도록 듣기 테이프를 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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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연수 등을 통해 말하기를 먼저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고 판단, 아이 수준에 맞게 듣기와 읽기를 가르쳤다. 영어 테이프를 따라서 읽게 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습지를 시켰고 2학년 때부터는 학원의 도움도 받았다. 학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평 받는 곳에 갔다. 하지만 무조건 ‘거기 잘 가르친다더라.’식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듣지 않고 원장과 상담을 통해 교육과정을 꼼꼼하게 따졌다. 아이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지도하는지, 교재는 지나치게 쉽거나 어렵지 않은지 등을 살폈다. 또 학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핀 뒤 아이를 보냈다. 보낸 뒤에는 아이가 잘 적응하는지 눈여겨보았다. 모든 조건이 맞다고 판단되면 입소문에 휩쓸리지 않고 한 학원에 계속 보냈다. 학원 숙제 확인은 필수다.

다행히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아이가 지겨워하거나 짜증을 내지 않을 만큼 조금 앞서서 이끌어줬다. 가령 영어 책을 읽어 줄 때는 “엄마는 모르는데. 넌 이거 읽을 줄 알아?”라는 식으로 자신감을 줬다.

학원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다. 쉬운 영어 책을 사서 박씨도 아이와 함께 같이 읽었다.

또 아이가 커서도 계속 영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줬다. 수시로 아이가 듣든 그렇지 않든 영어 테이프를 틀어 놓았다. 이때 영어 학습용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테이프를 선택했다. 아침에 학교 갈 준비하는 30분, 학원 가려고 준비하는 시간 등 짜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했다. 외고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는 CNN과 같은 뉴스를 주로 틀어줬다. 단 아이가 영어 듣기에 지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아이의 기분에 따라 뉴스와 같은 딱딱한 내용이 아닌 재미있는 테이프나 팝송을 틀어 주는 유연성을 발휘했다. 중3부터는 습관이 돼 아이가 먼저 영어 테이프나 뉴스를 틀어달라고 했다. 박씨는 토익, 토플은 초등학교 때는 영어 공부를 전반적으로 하게 하고 실제 시험은 중학교 때부터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외고에 보낸 것 자체도 아이에게 자극이 됐다. 현지에서 살다 온 애들이 많다 보니 더욱 노력하는 것이다. 그는 “앞서 끌긴 하되 강압적이지 않고 아이 기분을 맞춰야 한다.”면서 “엄마는 아웃라인을 그으려는 역할만 하되 한시도 눈을 떼면 안되는 게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희씨는 첫째, 둘째를 모두 외고에 보내고 셋째까지 외고에 진학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수학은 한학기 선행학습을

김현숙씨는 수학도 한글처럼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는 퍼즐 등을 통해 수학을 공부가 아닌 놀이로 접근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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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들어가면서는 학원은 보내지 않은 대신 학습지를 꾸준히 시켰다. 수학을 가르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공부하는 습관을 만드는 일종의 유도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래서 아이가 싫증을 내면 쉽게 풀 수 있는 한두 단계 낮은 학습지로 바꿔 고비를 넘겼다.

문제집은 쉬운 것 한 권, 어려운 것 한 권을 구입해 풀게 했다. 선행학습은 한 학기 정도 했다. 방학 때 문제집 두 권으로 학기를 먼저 가르치고, 학기가 시작되면 다른 문제집 두 권을 구입해 그 학기 내용을 복습시켰다. 김씨는 “수학 경시대회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앞서서 선행학습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아는 문제는 가르쳐 주고 모르는 건 ‘엄마도 모르겠다.’고 인정한 뒤 넘어갔다. 대신 채점해서 틀린 문제는 숫자를 바꿔 반드시 다시 풀게 했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처럼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주진 못했지만 문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작업만큼은 엄마가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엄마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해 학원을 보냈다. 작은 아이와 달리 큰 아이는 수학을 어려워했지만 형편이 되지 않아 과외는 시키지 못했다. 대신 발품을 팔아서 집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수소문해 아이를 보냈다. 학원은 단순히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5분이라도 지각을 하면 연락을 해주는 등 관리를 잘해주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2때부터 과학고 전문 학원으로 옮겼다. 주위 사람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아이와 느긋한 마음으로 준비해 합격했다.

입학 준비를 하면서 큰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 수학 전 과정을 가르쳤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작은 아이에게는 입학 전에 공통수학만 반복시켰다. 전반적으로 맛만 보는 것보다 기초를 닦아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무엇보다 ‘수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아이들에게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수학 하면 엄마들부터 겁을 먹고 접근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면서 “수학도 놀이처럼 또는 다른 공부처럼 한다는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숙씨는 두 딸을 과외 없이 모두 과학고에 보냈다. 현재 첫째는 카이스트, 둘째는 과학고에 재학 중이다.

‘맹모지교’ 20명 설문조사

자녀의 공부 관리를 잘한 엄마들은 중학교 때 엄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출판 맹모지교가 자녀를 특목고, 주요 명문대에 보낸 엄마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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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역할이 중요(매우 중요 포함)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76%, 고등학교에서는 77%였다. 하지만 중학교 단계에서는 응답자의 95%가 엄마의 역할을 강조했다.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엄마가 5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초등학교 이전이 24%로 뒤를 이었다.

자녀의 공부 성공에 집안의 뒷바라지는 77%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도움이 없이 자녀가 특목고나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47%가 조금 어려웠을 것,6%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학원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24%가 매우 중요,24%가 중요,52%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사교육이 필요한 과목으로는 초등학교 때는 64%가 영어,32%가 수학을, 중학교 때는 43%가 영어,43%가 수학을, 고등학교 때는 45%가 수학,27%가 영어를 꼽았다. 자녀가 두각을 나타내게 된 시기로는 75%가 스스로 꿈을 가진 뒤를 꼽아 학습에 동기부여가 중요함이 다시 확인됐다.

아이들의 학습 정보를 얻는 곳은 33%가 친구 엄마라고 답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6-06-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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