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축구, 특히 월드컵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단숨에 친구로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지난 10일(한국시간) 개막전이 열린 뮌헨에는 경기 뒤 뒤풀이를 위해 사람들이 속속 술집으로 물려들었다.
운좋게 개막전을 본 나도 월드컵을 취재중인 몇몇 기자들과 함께 대형 맥주집을 찾았다. 이미 그 곳은 독일인을 비롯해 미국인, 아일랜드인, 에콰도르인, 토고인 등 그야말로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이 나눈 이야기 주제는 월드컵 하나뿐이었다. 예닐곱명의 아일랜드인들은 미국인들과 합석해 이야기꽃을 피우다 어깨동무를 한 뒤 응원가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돋웠다.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지만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옆자리에서 가벼운 호응만 해주던 우리를 본 덩치 큰 아일랜드 여성이 갑자기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한국인임을 확인하자 아예 자리를 우리쪽으로 돌리고 한국이야기를 시작했다. 한·일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의 응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야말로 감격에 겨운 얼굴이었다.
이어서 그는 발음은 다소 정확하지 않지만 두 팔을 벌리면서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짝짝짝∼짝짝’이라고 박수를 쳤다. 순식간에 그들과 ‘한패’가 돼버렸다. 우리의 박수소리는 점점 커졌고 주위사람들도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호응을 했다. 앞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던 60대 독일인은 한참을 망설이다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박수를 치는 방법을 물어왔다.
이어 분위기는 에콰도르로 넘어갔다. 개막전 다음 경기로 열린 폴란드-에콰도르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연속 골을 넣자 사람들은 모두 에콰도르인과 축하의 악수를 나누면서 다시 ‘한패’를 만들었다.
신혼여행을 온 듯한 한쌍의 에콰도르인은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온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축하를 보냈다.
테이블 위에 빈 술병의 수가 늘어나면서 ‘패거리’ 수는 점점 더 늘어갔다.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몰랐지만 술집 안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가 됐고 뮌헨의 밤도 깊어만 갔다.
쾰른(독일) 박준석특파원 pjs@seoul.co.kr
지난 10일(한국시간) 개막전이 열린 뮌헨에는 경기 뒤 뒤풀이를 위해 사람들이 속속 술집으로 물려들었다.
운좋게 개막전을 본 나도 월드컵을 취재중인 몇몇 기자들과 함께 대형 맥주집을 찾았다. 이미 그 곳은 독일인을 비롯해 미국인, 아일랜드인, 에콰도르인, 토고인 등 그야말로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이 나눈 이야기 주제는 월드컵 하나뿐이었다. 예닐곱명의 아일랜드인들은 미국인들과 합석해 이야기꽃을 피우다 어깨동무를 한 뒤 응원가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돋웠다.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지만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옆자리에서 가벼운 호응만 해주던 우리를 본 덩치 큰 아일랜드 여성이 갑자기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한국인임을 확인하자 아예 자리를 우리쪽으로 돌리고 한국이야기를 시작했다. 한·일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의 응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야말로 감격에 겨운 얼굴이었다.
이어서 그는 발음은 다소 정확하지 않지만 두 팔을 벌리면서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짝짝짝∼짝짝’이라고 박수를 쳤다. 순식간에 그들과 ‘한패’가 돼버렸다. 우리의 박수소리는 점점 커졌고 주위사람들도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호응을 했다. 앞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던 60대 독일인은 한참을 망설이다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박수를 치는 방법을 물어왔다.
이어 분위기는 에콰도르로 넘어갔다. 개막전 다음 경기로 열린 폴란드-에콰도르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연속 골을 넣자 사람들은 모두 에콰도르인과 축하의 악수를 나누면서 다시 ‘한패’를 만들었다.
신혼여행을 온 듯한 한쌍의 에콰도르인은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온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축하를 보냈다.
테이블 위에 빈 술병의 수가 늘어나면서 ‘패거리’ 수는 점점 더 늘어갔다.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몰랐지만 술집 안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가 됐고 뮌헨의 밤도 깊어만 갔다.
쾰른(독일) 박준석특파원 pjs@seoul.co.kr
2006-06-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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