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예리한 창으로 무장한 ‘오렌지 군단’과 조금 더 두꺼운 방패로 맞선 ‘발칸 전사’들.‘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승점 3을 먼저 챙긴 가운데 독일월드컵 ‘죽음의 조’로 불린 C조의 두번째 빅매치는 박빙의 예상대로 결국 ‘창’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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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11일 라이프치히 젠트랄슈타디온에서 벌어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아르연 로번(22·첼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이하 세르비아)를 1-0으로 물리치고 승점 3을 얻어 16강행에 파란불을 밝혔다.
아르헨티나(승점 3·2골)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 순에 의해 조 2위. 네덜란드는 17일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22일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네덜란드는 지난 1970∼90년대까지 ‘토털사커’를 이끈 요한 크루이프와 요한 네스켄스, 마르코 판 바스턴과 루드 굴리트에 이어 데니스 베르캄프와 파트릭 클루이베르트 등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배출하면서도 월드컵에선 ‘무관의 제왕’. 더욱이 4년 전에선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까지 당했지만 ‘죽음의 조’에서 이날만큼은 짜릿한 첫승을 만끽하며 16강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마법사’ 아르연 로번.‘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공격진이 16골을 뽑아내는 동안 단 1실점(스페인전)만을 허용,‘Famous Four’라는 별명까지 얻은 세르비아의 일자형 포백수비라인이었지만 ‘예선불패(10승2무)’로 본선에 오른 네덜란드 ‘삼각편대’의 창끝 같은 침투패스에 무너진 한판이었디.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로번이 있었고, 그는 단 한 차례의 결정적인 골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파상공세가 무르익을 무렵인 전반 18분.
로번이 두 차례 만에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의 발을 거쳐 세르비아 포백의 뒷공간으로 넘어온 공을 낚아챈 뒤 수비수 한 명을 뒤에 둔 채 문전으로 질주, 뛰쳐나온 세르비아 골키퍼 드라고슬라브 예브리치의 박자를 끊으며 왼발 인사이드킥으로 가볍게 밀어넣은 것.
사실 이날 경기는 ‘로번을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 페르시와 스리톱을 이뤘지만 혼자 90분 내내 상하좌우로 종횡무진하며 세르비아의 골문을 쉴새없이 발끝으로 겨냥,‘로번과 10명’이라는 네덜란드의 새 별명까지 만들어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6-06-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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