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서도 끽연 어디든 곳곳 재떨이
독일에 온 지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모든 것들이 낯설다. 시차적응(한국보다 7시간 느림)도 안돼 잠자리도 불편하고, 지리를 몰라 이동도 낯설고, 밥과 김치에 길들여져 빵과 햄이 먹히지 않고. 하여튼 불편한 것 투성이다. 그러나 한가지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 물론 나를 비롯한 특정인에게 한한 것이지만 말이다.‘담배’가 그것이다. 독일은 흡연자들에겐 마지막 남은 천국인 듯하다. 어딜 가나 재떨이가 보인다. 그것도 모자라 틈만 생기면 담배꽁초를 구겨 넣는다.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또 하나 공공재떨이가 한국에선 은색빛의 긴 원통형이 대부분이지만 독일은 좀 다르다. 모양은 비슷한데 색깔이 업그레이드된 금색이다. 일단 색깔에서도 흡연자 우대(?)를 느낄 수 있다.
가장 놀랐던 것이 맥도널드에서 유유하게 햄버거를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필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은 심정이었다. 공항터미널 짐 찾는 곳에도 친절하게 재떨이가 설치돼 있다. 기념으로 여기서도 한 대 피웠다. 물론 호텔 프런트 앞에도 금빛의 재떨이가 흡연자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특히 독일월드컵을 취재하는 흡연기자들에겐 진짜 천국이다. 경기장마다 기자들의 기사전송을 위해 설치된 스타디움미디어센터(SMC) 한 가운데에 흡역지역이 마련돼 있다. 삼면이 막혀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한면과 위는 시원하게 뚫려 있어 전혀 공기가 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안락한 긴 의자가 설치돼 있어 누울 수도 있다. 한국대표팀이 연습을 하고 있는 독일축구클럽 레버쿠젠의 전용구장인 ‘바이아레나’ 스탠드에서도 기자들의 흡연을 제지하지 않는다.
독일의 이런 환대(?) 덕분에 나도 담배량이 당연히 늘었다. 안면이 있는 흡연자들도 비슷한 듯했다. 독일로 출국하기 전 금연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던 나로서는 현지의 흡연자 환대 덕분에 월드컵이 또 하나의 ‘담배 전쟁’으로 다가오고 있다.
쾰른(독일) pjs@seoul.co.kr
2006-06-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