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功이 와르르르…” 끝내 울어버린 소녀

“10년 功이 와르르르…” 끝내 울어버린 소녀

입력 2006-06-08 00:00
수정 2006-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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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단 말입니까.대학시험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노력해왔는데….시험을 치르지 못하다뇨? 정말 억장이 무너집니다.”

중국 대륙에 한 여고생이 대학 수능시험을 며칠 앞두고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10년 동안 밤잠 자지않고 공부해 쌓아온 ‘적공(積功)’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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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에 걸린 사실도 모른채 수험공부를 하다가 생각에 잠겨 있는 린옌니양. CC-TV
백혈병에 걸린 사실도 모른채 수험공부를 하다가 생각에
잠겨 있는 린옌니양. CC-TV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 사는 한 여고 3학년생은 뜻하지 않게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져 대학 수능시험을 치를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중국 중앙방송(CC-TV)이 ‘신문 69분’ 프로그램을 통해 7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앙방송에 따르면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광저우 75중 린옌니(19)양.광둥성 대외무역학교 졸업반인 린양은 광저우대학 외국어계열 비지니스 영어과에 진학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를 하고 있던 수험생이었다.

이렇게 노력해온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병마가 덮쳐 희망을 송두리채 앗아갔다.대학 입시를 위해 촌음도 아까울 시간인 지난달 31일 린양이 학교 교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옆에서 식사를 하던 동료 학생들이 황급히 중산(中山)대학 부속병원 응급실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진찰 결과 린양은 급성 백혈병 환자로 판명됐다.

사실 앞서 린양은 어지럼증과 무력감 등의 자각증세를 느꼈지만 공부를 하느라 너무 과로한 탓에 그런 것이겠지하고 무시해버린 것이 결국 화근이 된 셈이다.

지난 5일,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채 시험 준비를 위해 영어책을 들여다보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린양은 “하필 이때 아플게 뭐람! 10일 뒤에만 아팠어도 이번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녀는 이번 시험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지금까지 대학입시를 위해 밤낮없이 공부해 동료 여학생들로부터 ‘공부벌레’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인 까닭이다.

특히 기숙사 생활을 하는 린양은 매일 공식 취침시간인 밤 10시까지 공부하는 것은 물론,취침 시간 이후 불을 소등하고 나면 랜턴을 꺼내 이불 밑에서 몰래 공부를 했을 정도로 악착스럽게 공부했다.이 덕분에 그녀의 영어실력을 최상급 수준이다.

“나는 건강이 곧 좋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아마 이번 시험에 참가해 매우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침대 옆에 시험준비 문제집을 옆에 두고 읽어보던 그녀는 “자요(加油·화이팅.자요”라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까지 했다.

대학 입시를 치를 수 없는 린양이 아무 것도 모르고 계속 책을 보는 등 무리를 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질병 상황을 정확히 알려줘야 했다.해서,그녀의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지만 그녀에게 급성 백혈병으로 이번 시험을 치르지 못한다고 알려줬다.

이 말을 들은 그녀는 다시 한번 되묻고는 침대에 엎드려 아무 말없이 한동안 흐느끼기만 했다.린양은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하지만 왜 나를 속였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환자들과 그 가족들도 어린 소녀의 아픔이 안타까운 듯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린양은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백혈병을 치료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치료가 끝나면 다시 공부해 대학에 들어갈 계획이다.그녀는 “나는 건강을 회복해 내년에 기필코 광저우대학 비지니스영어과에 진학할 것”이라고 조용히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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