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청자와 백자 (끝)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청자와 백자 (끝)

이언탁 기자
입력 2006-04-18 00:00
수정 2006-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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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어느 박물관에서나 도자기는 빠질 수 없는 주요 전시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도자기를 앞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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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만의 독특한 기법인 상감(象嵌) 이외에도 양각(陽刻), 음각(陰刻), 투각, 철회, 퇴화 등의 여러 기법을 이용하여 기면(器面)에 여러 가지 문양(紋樣)을 넣는다. (경기 이천)
고려청자만의 독특한 기법인 상감(象嵌) 이외에도 양각(陽刻), 음각(陰刻), 투각, 철회, 퇴화 등의 여러 기법을 이용하여 기면(器面)에 여러 가지 문양(紋樣)을 넣는다.
(경기 이천)


하지만 아름다운 색과 자태를 뽐내는 도자기가 원래부터 박물관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 시대인 7000∼8000년 전부터 토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통일신라 시대에 불교의 영향으로 당시 중국을 다녀온 선승(禪僧)들을 통해 중국의 찻잔이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국내의 질이 좋은 흙으로 자기를 국산화하려는 선인들의 노력으로 고려와 조선에서는 조형과 빛깔이 독창적이고 수려한 양질의 자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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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도예기법은 흙을 찰떡처럼 차지게 만들기 위해 발뒤꿈치로 오랫동안 밟아 만든 반죽으로 기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반죽한 흙 속에 미세한 공기가 섞이게 마련이다. 옛날 도자기의 피부에 드문드문 크고 작은 곰보가 있는 이유다. (경북 문경)
전통 도예기법은 흙을 찰떡처럼 차지게 만들기 위해 발뒤꿈치로 오랫동안 밟아 만든 반죽으로 기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반죽한 흙 속에 미세한 공기가 섞이게 마련이다. 옛날 도자기의 피부에 드문드문 크고 작은 곰보가 있는 이유다.
(경북 문경)


불교적 세계관을 가진 고려인들은 그들의 마음을 청자에 담아 영원한 세계를 동경하였다. 구름과 학, 불교적 선(禪)의 세계인 연못, 고요함과 적막함을 나타낸 들국화 등을 그려 넣어 삶의 염원을 담았다. 이러한 청자의 조형미는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고려인의 독창적 미적 감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비취옥 같은 신비한 색채와 매끄럽게 흘러내리는 유연한 선, 독특한 상감기법 등은 가히 인간이 빚을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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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구이를 마친 자기의 모습. 도자기를 만드는 흙은 입자가 작아 흙 상태에서 유약을 바르기 적합하지 않으므로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을 바른다. (경기 이천)
초벌구이를 마친 자기의 모습. 도자기를 만드는 흙은 입자가 작아 흙 상태에서 유약을 바르기 적합하지 않으므로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을 바른다.
(경기 이천)


백자는 청자보다 안정되고 발전된 상태이다. 조선 초기 유학의 전래로 담백하고 순수함을 추구하면서 백색을 선호하게 되었다. 당시 사대부들은 우리 것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그같은 사상이 화려한 중국 백자를 배격하고 간결하면서 기품있는 순백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조선 도자기하면 백자라 할 정도로 조선 백자는 검소, 질박, 결백함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여겼던 우리 조상의 평범하면서도 담백한 모습이며 백의민족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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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유물은 도자기다. 학생들은 우리의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귀중한 유물을 보는 눈을 키우고 전통 예술의 뛰어난 과학성과 예술성을 접하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유물은 도자기다. 학생들은 우리의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귀중한 유물을 보는 눈을 키우고 전통 예술의 뛰어난 과학성과 예술성을 접하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의 도자기는 우수한 자질을 바탕으로 질이 맑고 독특하며 모습은 건강하면서도 발랄하다. 적당히 철분(金)이 함유된 흙(土)을 물(水)에 개어 반죽하고 빚어서 나무(木)로 피운 장작불(火)에 구워 내기 때문이다. 동양의 오행(五行)의 요소가 다 포함된 창조예술이라 할 수 있다. 과정 중에 조금의 하자나 배합의 과다가 있어도 제 빛깔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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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작업. 흙을 물에 넣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비과정이 끝나면 그릇의 형태를 만드는 물레작업을 한다. (경기 이천)
물레작업. 흙을 물에 넣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비과정이 끝나면 그릇의 형태를 만드는 물레작업을 한다.
(경기 이천)


도자기는 귀족이나 특권층이 감상용으로 즐겼을 뿐 아니라 서민의 생활용품으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陶工)은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장인인 동시에 서민의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생활도구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자연에 순응할 줄 알았으며 단순한 색조와 대범한 조형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우리만의 독창적인 훌륭한 도자기 예술을 이루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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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읍 관음리의 영남요 가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180년전) 전통 가마로 적송만으로 불을 지펴 구워 왔으며 그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경북 문경읍 관음리의 영남요 가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180년전) 전통 가마로 적송만으로 불을 지펴 구워 왔으며 그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 땅의 도자기 예술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는 흙과 불의 조화와 함께 그 속에 녹아 있는 도공들의 겸허한 세월의 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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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씨(중요 무형문화재 105호)는 7대 200여년에 걸쳐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예가문을 계승하고 있는 당사자이다. (경북 문경)
김정옥씨(중요 무형문화재 105호)는 7대 200여년에 걸쳐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예가문을 계승하고 있는 당사자이다.
(경북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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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계룡산다완(鷄龍山茶碗). 김정옥 작품(사진 왼쪽). 오늘날의 도자기는 대량생산에 의한 생활자기로 발전하여 쓰임새가 다양하다(한국도자기).
찻사발 계룡산다완(鷄龍山茶碗). 김정옥 작품(사진 왼쪽). 오늘날의 도자기는 대량생산에 의한 생활자기로 발전하여 쓰임새가 다양하다(한국도자기).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06-04-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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