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392)-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8)

儒林(392)-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8)

입력 2005-07-20 00:00
수정 2005-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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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8)


이렇듯 맹자는 고향인 추나라에서부터 이웃 나라에서까지 가르침을 받으러 찾아올 만큼 이미 학문에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맹자는 추나라에서 공자처럼 사(士)란 벼슬에 종사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던 듯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맹자는 제세구민(濟世救民)의 뜻을 품고 여러 나라를 주유할 것을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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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392
유림392
일찍이 제자 공손추(公孫丑)와 대화를 나누다가 ‘선생님은 어느 쪽입니까.’하고 묻자 맹자는 ‘벼슬해야 될 때는 벼슬하고, 그만두어야할 때는 그만두며, 오래 머물러야 될 때는 오래 머물고, 빨리 떠나야 될 때는 빨리 떠나는 것이 공자이시다. 모두 옛 성인이시오니 나는 아직 그런 것을 행할 수는 없지만 원하는 것은 오직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이처럼 ‘공자를 배우는 것(願則學孔子)’을 자신의 천업으로 삼았던 맹자였으므로 고향에서 어느 정도 학문이 무르익자 천하를 유세하면서 공자처럼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펼쳐보일 것을 결심하였던 것이다.

공자가 13년간의 주유열국을 떠난 것은 그의 나이 55세 때인 기원전 497년. 그러나 맹자가 천하주유를 시작한 것은 시기가 불분명하다. 다만 맹자가 만났었던 수많은 왕들의 재위연도를 미루어 추정하여 볼 때 맹자가 고향을 떠나는 것은 대충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여겨진다.

또한 맹자가 돌아다닌 열국의 순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제나라에 간 것이 먼저인지 양나라에 간 것이 먼저인지 하는 문제와 제나라에 간 것이 한 번인지 두 번인지 하는 것 역시 일치되는 견해가 없다. 다만 맹자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던 시절에 이미 상당한 사회적 명망과 지위를 얻고 있었고, 따르는 제자들도 많았던 것처럼 보인다.

이 점은 맹자가 공자보다 열국으로부터 더 환영을 받았음을 미뤄 짐작케 한다. 제자 팽경(彭更)은 이 무렵 맹자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스승이 길을 떠날 때면 뒤쪽에는 언제나 수십 대의 마차가 뒤따랐으며, 수백 명의 수행원이 줄을 이어 참으로 장관이었다.”

맹자가 처음으로 찾아간 나라는 제나라로 추정된다. 맹자가 제나라에 간 것은 두 번이었는데, 첫 번째는 위왕(威王) 때였고, 두 번째는 선왕(宣王) 때였다.

공자 역시 35세 되던 해 제나라로 첫 번째 출국을 단행하였는데, 그것은 그 무렵 제나라가 재상 안영이 다스리던 최고의 강국이자 경제적으로도 번영을 누리던 문화국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제나라의 수도 임치(臨淄)는 성 안의 가구 수만 7만으로 길마다 수레의 바퀴가 서로 맞부딪치고, 행인의 어깨가 서로 맞닿을 정도라 해서 ‘곡격견마(擊肩摩)’로 불리던 화려한 도시였던 것이다.

그것은 1세기가 지난 맹자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나라의 선왕은 선비들을 좋아하여 수도 임치에 직하학궁(稷下學宮)을 세워 천하에 이름난 선비들을 널리 초빙하여 거처를 마련해 두고 돌보아 주었던 것이다.

맹자가 제나라를 주유열국의 첫 번째 나라로 선택했다는 기록은 아무 곳에도 없으나 이루하(離婁下)편에 나오는 맹자와 광장(匡章)과의 우정에 관한 에피소드를 통해 맹자가 제나라를 첫 번째로 방문한 것은 대충 38세 이전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제나라가 맹자의 첫 번째 출국지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2005-07-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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