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압력단체? 47개 고교 학생연합 출범

고교생 압력단체? 47개 고교 학생연합 출범

입력 2005-06-07 00:00
수정 2005-06-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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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등학교 학생회의 연합체가 6일 출범했다.

개별 학생회의 힘을 한데 모아 위상을 높이고, 고등학생의 생각과 주장을 ‘어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하는 압력단체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고교생의 집단화·세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김백건(중앙대부속고등학교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김백건(중앙대부속고등학교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김백건(중앙대부속고등학교 학생회장·왼쪽) 의장이 6일 예술의전당 문화사랑방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yja@seoul.co.kr
교육당국과 경찰 등 일부에서는 ‘고등학생판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되는 것 아니냐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은 아직 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해 공식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물밑작업… 지난 5일 첫 대의원 대회

전국 47개 고교 학생회의 연합체인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한고학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문화사랑방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

초대 의장으로 뽑힌 중앙대사대부속고 3학년 김백건(18)군은 “각 학교 학생회에서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놓고 결정해도 학교에서 받아들여주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따라서 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압력단체가 필요하며, 앞으로 ‘한고학연’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회는 형식적인 모임이고 학생회 간부는 대학 들어가는 데 유리한 자리 정도로 치부되는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고학연의 결성은 지난해 11월 처음 논의됐다. 당시 서울 개포고 학생회장이었던 김원(19·올 2월 졸업)군 등 3명이 뜻을 모았고 이후 14명이 합류하면서 연합체의 골격이 만들어졌다.

비정치성 표명… “고교생 권익보호 활동만”

그러나 이날 출범식은 무산될 뻔했다. 대관을 약속했던 예술의전당측이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1시 “일부 언론에서 한고학연을 제2의 한총련이라고 보도하는 상황에서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학생들은 부랴부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출범 준비 때부터 ‘비정치성’을 확고하게 표명해왔으며, 고등학생 권익보호를 넘어서는 활동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어른’들을 설득한 끝에 예정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행사 전날에야 출범식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단체 성격 파악에 나섰다. 경찰에서도 이념적·정치적 단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행사를 예의주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이 단체에 대해 입장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언급을 피했다.

‘학생회 학교 결정 개입 불허’ 교칙 폐지 노력

앞으로 한고학연은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학생회는 학교측의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와 같은 일선 학교의 교칙을 없애고 학생회를 제도화·법제화하는 것도 목표로 세웠다. 회장 김군은 “학생들의 목소리가 다양한 만큼 모든 것을 대의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발 규제와 관련해서는 “의견 수렴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인권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자율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고학연은 특정단체에서 재정적인 도움을 받지 않고 자비로 행사비용 등을 충당하기로 했다. 축제물품 공동구매 등 방식으로 비용을 줄인 뒤 운영비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활동은 인터넷 홈페이지(www.fkhsa.org)를 통해 온라인 위주로 할 계획이다. 올해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에는 ‘고교생 대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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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6-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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