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공교육 살린다는 ‘내신강화’가 사교육 조장?

[생각뉴스] 공교육 살린다는 ‘내신강화’가 사교육 조장?

입력 2005-04-25 00:00
수정 2005-04-25 07: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요즘 고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중간고사로 ‘난리법석’이다. 고1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이 지금보다 강화되면서 생긴 걱정 때문이다. 학생들은 내신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첫 시험인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기 전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신에 반영되는 학교시험은 모두 12차례. 한 번이라도 시험을 망치면 큰 일이라도 날듯 모든 과목에 목을 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이같은 걱정은 2008학년도 대학별 전형계획을 알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대학별 전형에서 어느 대학이 어떻게 내신을 반영할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교육부의 계획은 수능과 대학별고사, 내신이 3박자를 이뤄 다양한 대학별 전형을 실시하고, 사교육에 밀리는 고등학교 교실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타나는 현상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학생들의 발걸음은 다시 사교육으로 향하고 있다. 대학별 내신반영 기준이 감감 무소식인데 일단 이번 중간고사부터 잘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탓이다.

서울 대치동 J학원의 고1 수강생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중계동 H학원도 마찬가지다.H학원은 중간고사 한 달 전부터 수준별로 학교별 상·중·하로 반을 나눠 내신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의 K학원 평가실장은 “학원들은 주변 학교의 몇 년간의 기출문제를 이미 입수해 분석을 마쳤고, 심지어 교사의 출신학교와 뭘 중점적으로 강조하는지 교사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등 ‘족보’를 만들어 활용한다.”고 말했다.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B고에서는 기출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출제하지 않도록 과목별 교사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원들의 광고에 학생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기출문제는 물론 참고서까지 철저히 검토해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태릉고 신철식 교감은 “중하위권 학생들이 불안감에 학원으로 몰리고 있지만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중간고사 결과를 보고 난이도와 변별력 조정에 더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 원장은 “대학별고사와 내신·수능 가운데 어느 하나가 부족해도 다른 부분에서 만회할 기회를 줘야만 불안감을 씻을 수 있다.”면서 “교육부가 나서서 빨리 대강의 대학별 계획이라도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천 이효용 박지윤기자

patrick@seoul.co.kr
2005-04-25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