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자연산 생선이라고 안전할까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자연산 생선이라고 안전할까

입력 2004-07-26 00:00
수정 2004-07-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근래에 우리나라의 생선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다.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수산물 소비량이 생선회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을 따라잡고,드디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2001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이 66.9㎏으로,수산물 요리를 좋아한다고 알려진 타이완(40.3㎏),프랑스(31.3㎏),스웨덴(30.9㎏)은 물론이고,일본(66.8㎏)보다 소비량이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식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선이지만 사실 생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둔감한 편이다.

우리는 흔히 생선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잣대로 자연산인가,양식인가와 싱싱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곤 한다.물론 중요한 잣대다.단적으로 말해 아직도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는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생선을 양식할 때는 가축을 밀집 사육할 때 생기는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사료에 들어가는 재료의 안전성 문제,첨가물 문제,밀집 양식으로 인해 물고기 자체가 만들어 내는 생체 독성 문제,그리고 이런 점들로 인해 물고기들이 약해져 전염병에 잘 걸리며,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여하는 각종 항생제 문제 등을 생각해 보면 정말 양식어류를 선택하는 일이 두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점 외에 또 다른 잣대를 추가해야만 한다.어느 생선이 보다 덜 오염되었을까 하는 점이다.바다가 점점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양식 어류가 아닌 자연산 생선이라도 더는 안전한 먹을거리가 아닌 것이다.물이 오염되면 그곳에 사는 물고기는 쉬지 않고 그 물을 빨아들이고 내보내면서 꾸준히 오염물질을 자신의 체내에 축적하게 된다.이게 사람 몸에 들어가 2차 오염원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비교적 안전한 생선은 없는가.틀림없이 있다.먼저 물이 차고 맑은 바다에서 살면서 운동량이 많은 생선이 훨씬 안전하다.삼치 고등어 명태 오징어 등이 그런 생선이다.연근해보다 먼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이 더 나음은 물론이다.

생선을 먹을 때도 부위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지방에 좀더 잘 녹는다.따라서 생선 부위 중에서도 지방이 많은 곳에 오염물질의 농축이 더 심하다.이 때문에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나,생선 부위 중에서는 내장 알 아가미 등 지방이 많은 부위는 가능한 한 먹는 걸 삼가는 게 좋다.오염물질이 많이 묻어 있는 비늘을 잘 긁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헬렌 니어링은 그의 저서 ‘소박한 밥상’에서 기름에 지지고,볶고,튀기는 요리법을 피해 날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날로 먹고,아니면 살짝 데치거나,찌거나,삶거나,조려서 먹을 수 있는 요리법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생선도 그렇다.

생선을 조리할 때도 튀기는 것보다 지지거나 조리는 것이 낫고,그것보다는 굽는 게 더 낫다.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쪄서 먹는 것이다.

혹은 생선을 어떻게 찌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간단하다.물을 솥바닥에 조금 붓고,그 위에 스테인리스 국그릇 같은 용기를 엎어놓은 뒤 그 위에 생선을 올려놓고 불을 가하면 된다.

먹어 보면 찐 생선은 가시를 발라 먹기도 좋고,육질이 부드러운가 하면 기름이 쪽 빠져 정말 담백하다.이것을 몇 번 먹어 본 사람은 그 다음부터 기름에 튀긴 생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국물이 있는 생선 요리라면 국물 표면에 떠오르는 거품을 잘 걷어 내야 한다.이 거품에는 오염물질도 많이 포함돼 있고,여러가지 나쁜 냄새를 풍기는 성분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거품을 잘 제거하면 훨씬 안전하면서 맛도 깔끔한 생선찌개가 된다.

생선은 육류보다 안전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런데도 많은 아이들이 생선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그런 자녀가 있다면 주말 야외프로그램의 하나로 온 가족이 수산시장 나들이를 하는 것도 좋다.애들이 스스로 고른 생선에는 아무래도 젓가락이 한번이라도 더 가기 마련이다.

물론 보너스로 살아 있는 어시장의 활기와 흥분의 체험을 담아올 수도 있다.
2004-07-26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