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병’을 앓고 있는 오현택(25·인천시 남구 용현동 국일아파트 가동 104호·경기대 2년 휴학)씨는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누른다.김씨의 유일한 의사표시 수단이기 때문이다.김씨는 말을 못하고 신경장애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각과 손만은 자유롭다.그러나 전송이 안 되는 고장난 휴대전화이기에 어머니 변영희(47)씨가 방에 들어오면 직접 문자를 보여준다.대개 ‘소변이 마렵다.’는 식의 간단한 표현이다.
오씨는 4년째 이름조차 야릇한 윌슨병에 걸려 투병중이다.군입대를 한달 앞둔 지난 2000년 10월 다리가 뻣뻣하고 음식을 자주 토해 병원을 찾았다가 윌슨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윌슨병은 간과 뇌에 중금속인 구리가 축적돼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음식물에 함유된 구리는 몸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남은 것은 간에서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된다.하지만 이 병에 걸리면 구리가 간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간경화 등을 일으킨다.또 간에서 뇌로 옮겨져 뇌신경을 손상시킴으로써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윌슨병 환자의 절반가량이 구리가 뇌까지 번지는데 이 경우 마치 식물인간과 같다.간만 손상됐을 때는 수술 등을 통해 고칠 수 있지만 오씨와 같이 뇌까지 퍼졌을 때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윌슨병 가족모임 윌슨사랑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다.
오씨는 그동안 입원과 통원치료 등을 통해 재기의 희망을 가꿔 왔으나 지난해 담당의사가 “어렵다.”며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본 뒤 삶의 의욕이 꺾인 상태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랜 투병으로 가산이 거덜나 지난해 10월부터는 1주일에 한두 번씩 받던 재활치료마저 중단됐다.어머니 변씨는 “파출부라도 해야 하나 종일 현택이를 수발해야 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한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던 오씨는 요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유일한 일과다.식사도 가슴에 뚫은 관을 통해 위장으로 투입된다.애인과 친구들은 더이상 찾아오지 않고 애완견 ‘딴지’만이 오씨의 품에 파고든다.늘 웃는 모습이지만 진정으로 웃는 것이 아니다.얼굴 신경에 이상이 생겨 입이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윌슨병은 웃다가 죽는 병’이라는 말까지 생겼다.오씨는 기자에게 “나는 이미 틀렸지만 이 병을 널리 알려 하루빨리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쓰여진 휴대전화를 보여주었다.
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1통화 2000원).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오씨는 4년째 이름조차 야릇한 윌슨병에 걸려 투병중이다.군입대를 한달 앞둔 지난 2000년 10월 다리가 뻣뻣하고 음식을 자주 토해 병원을 찾았다가 윌슨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윌슨병은 간과 뇌에 중금속인 구리가 축적돼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음식물에 함유된 구리는 몸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남은 것은 간에서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된다.하지만 이 병에 걸리면 구리가 간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간경화 등을 일으킨다.또 간에서 뇌로 옮겨져 뇌신경을 손상시킴으로써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윌슨병 환자의 절반가량이 구리가 뇌까지 번지는데 이 경우 마치 식물인간과 같다.간만 손상됐을 때는 수술 등을 통해 고칠 수 있지만 오씨와 같이 뇌까지 퍼졌을 때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윌슨병 가족모임 윌슨사랑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다.
오씨는 그동안 입원과 통원치료 등을 통해 재기의 희망을 가꿔 왔으나 지난해 담당의사가 “어렵다.”며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본 뒤 삶의 의욕이 꺾인 상태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랜 투병으로 가산이 거덜나 지난해 10월부터는 1주일에 한두 번씩 받던 재활치료마저 중단됐다.어머니 변씨는 “파출부라도 해야 하나 종일 현택이를 수발해야 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한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던 오씨는 요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유일한 일과다.식사도 가슴에 뚫은 관을 통해 위장으로 투입된다.애인과 친구들은 더이상 찾아오지 않고 애완견 ‘딴지’만이 오씨의 품에 파고든다.늘 웃는 모습이지만 진정으로 웃는 것이 아니다.얼굴 신경에 이상이 생겨 입이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윌슨병은 웃다가 죽는 병’이라는 말까지 생겼다.오씨는 기자에게 “나는 이미 틀렸지만 이 병을 널리 알려 하루빨리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쓰여진 휴대전화를 보여주었다.
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1통화 2000원).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04-07-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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