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 영화는 대개 두 종류다.주인공과 줄거리가 전편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나,전편에서의 익숙한 극적 모티프만 빌려와 완전히 새롭게 뼈대를 세우거나.9일 개봉하는 ‘달마야,서울가자’(제작 씨네월드·타이거픽쳐스)는 전자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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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과 건달패의 대결을 그린 1편과는 달리 이번엔 카메라가 서울 도심으로 옮겨왔다.큰 스님의 유품을 전해주고자 청명스님(정진영)이 서울로 길을 떠나자 현각스님(이원종)과 대봉스님(이문식)이 따라나선다.서울 도심의 절에 도착한 세 스님들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다.주지는 온데간데 없고 5억원을 빚진 절에는 불상이든 어디든 할 것 없이 온통 압류딱지가 붙은 상태.절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건설회사의 음모가 맞물려 있음을 감지한 스님들은 건설회사에 고용된 범식(신현준)일당과 번번이 대결한다.
그들로부터 어떻게든 절을 살려내려는 청명스님을 축으로 드라마는 선명한 양극구도를 그리는 듯하다.하지만 틀에 박힌 조폭코미디는 한물갔다는 걸 의식해서일까.한때 조폭이었던 범식 일당은 여느 조폭코미디에서처럼 막가파식 완력을 쓰진 않는다.대봉스님이 잃어버린 로또 영수증을 되찾으려 스님들은 범식 일당과 내기게임을 반복한다.
영화는 두 패로 나뉜 캐릭터 집단을 꾸준히 대치시켜 그때그때 파생되는 ‘웃기는’ 충돌음으로 코미디의 사명을 다하려 했다.훌라후프 오래돌리기,노래방에서 실력 겨루기,폭탄주 오래 마시기 등 대부분의 시간을 두 패의 자존심 싸움 묘사에 할애할 정도.
이렇듯 코믹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바통을 잇지만 유쾌지수는 오래가지 못한다.똑같은 유형으로 양쪽 대결에만 집중할 뿐 드라마는 심심할 만큼 단선적이다.관객의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는 손톱만큼도 없다.속(俗)을 무대로 승속(僧俗)이 대결할 때 있음직한 ‘그림’들이 압축미없이 나열된 느낌이다.맥락없이 늘어지는 중반부의 노래방 대결 시퀀스쯤에 이르면 영화의 최종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영화도 관객도 모두 길을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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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언수행중이라 온몸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이문식의 열연은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사력을 다해 망가지는 신현준도 에피소드들을 풍성하게 부풀리는 이스트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연출은 ‘아이언 팜’을 만든 육상효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4-07-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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