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 김은정(27·종교기관 사무원)·박현근(30·컴퓨터 프로그래머)

[우리 결혼해요] 김은정(27·종교기관 사무원)·박현근(30·컴퓨터 프로그래머)

입력 2004-07-01 00:00
수정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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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랑 저는 같은 성당에서 만났어요.오빠를 알게 된 것이 고등학생 때부터니까 10년이 훨씬 넘는군요.하지만 그 오랜 세월동안 우리 사이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 준 것은 제가 취직을 하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출퇴근할 때 카풀을 했거든요.제 근무처가 오빠 회사보다 좀 더 멀었기 때문에 오빠가 조금 더 둘러 가야했고,시간을 좀더 당겨 출근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4년전부터 현재까지 거의 매일 출퇴근을 같이 하고 있답니다.제가 일하는 곳이 성당 관련 기관이라 일요일에도 근무를 하거든요.일요일에도 출근길을 함께 해 주는 정도이니 그 열성(?)이 대단하지요?



하지만 우리가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것은 2년이 조금 넘었답니다.사실 제가 오빠를 제 인연으로 보지 않았었죠.성격이 저랑 전혀 안 맞는데다 저랑 성당 일로 크게 싸운 적도 있었거든요.게다가 사이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그래서 카풀로 출퇴근을 같이 할 때도 주위에서 다들 ‘그렇게 힘들게 태워다 주는 것도 다 꿍꿍이속이 있어서 그런거다.괜히 그 고생하겠냐.’라고 얘기할 때마다 ‘에이,설마.그냥 카풀만 하는건데 뭐.’그러면서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죠.

출퇴근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들이 1년,2년 지날수록 차곡차곡 쌓여 서로에 대해 점차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지요.짧은 시간이지만 매일매일 출퇴근길에 겪게 되는 상황들과 대화 속에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지요.그러다가 2년 정도 지나서야 오빠랑 사귀기로 했어요.남들이 말하던 그 ‘꿍꿍이속’이 진짜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거든요.

우습게도 성격이 정말 다른 것처럼 보였던 오빠와 2년 정도 사귀어 오면서 서로 많이 닮아왔던 것 같아요.둘 다 무뚝뚝하고 고집도 세서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그 고집들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서서히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지내다 보니 닮은꼴로 변했나 봐요.요즘들어 가끔씩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걸 보면….



그런 저희들도 이제 결혼을 한답니다.오빠가 알면 섭섭해 할지도 모르지만,저는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고는 말하지 않을거예요.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오빠와의 예쁜 사랑을 시작하려고 결혼할 거랍니다.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고,나이가 더 들어서도 우리가 아주 예쁜 사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걸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볼 거예요.저희들이 예쁜 사랑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도 많이 해주세요.˝
2004-07-0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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