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 결혼할 시간 없었어요”/여성 임원 자리 오른 국민銀 신대옥·제일銀 김선주씨

“너무 바빠 결혼할 시간 없었어요”/여성 임원 자리 오른 국민銀 신대옥·제일銀 김선주씨

입력 2004-02-02 00:00
수정 2004-02-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새해 벽두 시중은행 인사에서 여성 2명이 연달아 임원으로 발탁되면서 ‘여성뱅커’시대를 예고하고 있다.여성이 내부승진으로 임원이 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주인공은 국민은행 신대옥(申大玉·53) 강남지역본부장과 제일은행 김선주(金仙珠·51) 영업지원본부 상무.이성남 현 국민은행 감사와 김명옥 전 서울은행 부행장 등 지금까지 은행권에 여성임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모두 외국은행인 씨티은행에서 스카우트된 경우였다.

신 본부장은 1973년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옛 주택은행에 입행했고,김 상무는 70년 숭의여고를 나온 직후 제일은행에 발을 들였다.특히 김 상무는 농구선수로서 제일은행과 인연을 맺었다.중·고교 때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그였지만 입행 2년째에 코트를 떠나 은행창구로 자리를 옮겼다..

김 상무는 행내에서 ‘영업의 귀재’로 통한다.대리,차장,지점장,본부 부장 승진 등 늘 행내에서 ‘여성 최초’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신 본부장은 국민은행을 찾는 부자고객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왔다.지점장 시절 10년 이상된 고정 고객들이 지방에서까지 올라와 재테크 상담을 받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수첩에는 앞으로 2∼3개월 뒤까지 고객들과의 식사약속 메모가 빼곡하다.누구보다 실적을 중시하는 김정태 행장이 신 본부장을 이 자리에 앉힌 것도 그 때문이다.64개 지점을 거느린 야전 사령관으로 알짜배기 부자고객들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게 그에게 내려진 과제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똑같이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2∼3개의 조간신문과 업무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은 뒤 출근하는 ‘아침형 인간’이다.아직 결혼을 안한 것도 같다.김 상무는 “그동안 너무 바빴다.”고 했다. “사회는 냉정합니다.자신이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외모도 인간성도 아닌 실력,오직 실력뿐입니다.”

최근 신입행원 공채에서 30∼40%를 차지하는 여성후배들에게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당부하는 말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4-02-02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