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 해촉된 곽승 상임지휘자 相生 필요

서울시향 - 해촉된 곽승 상임지휘자 相生 필요

입력 2004-01-13 00:00
수정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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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향악단의 음악감독에서 해촉된 곽승씨가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신환)을 상대로 ‘음악감독 및 지휘자 지위보전 등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지휘자와 성악가 출신 사장이 음악을 놓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세종문회회관 주변이 아무리 시끄럽다고 해도,음악팬쪽에서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서울시향은 ‘대타’를 내세워 지난 8일의 신년음악회를 여느 정기연주회 처럼 무덤덤하게 치렀다.곽씨가 지휘대에 올랐다면 훨씬 열기를 내뿜는 연주회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할 음악팬은 별로 없다.

세종문화회관쪽도 마찬가지다.김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곽씨의 ‘불성실’에 초점을 맞추고 해촉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 애쓴다.법원의 판단에 상당한 작용을 할 계약내용은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쪽에 유리한 것 처럼 보인다.하지만 관행에 익숙한 음악인들을 완전히 설득하지는 못하고 있다.

곽씨는 오는 16일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를 예정대로 지휘한다.그러나 1996년 이후 지켜온 수석지휘자 자리는 최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심기일전한다면 잃어버린 명예는 언제든 회복할 수 있다.

반면 서울시향은 올 한해 객원 지휘자 체제로 운영한다.헝가리의 지외르지 라트를 연습 지휘자로 다시 초빙하고,한국인 부지휘자의 영입도 검토하지만,유능한 상임 지휘자의 초빙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다.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곽씨는 매우 실망할 것이다.그렇지만 부산시향을 전보다 더욱 갈고다듬어 서울시향에 버금가는,나아가 뛰어넘는 교향악단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반려했다고 해서 세종문화회관이 이기는 것도 아니다.곽씨의 뜻을 꺾어 하루이틀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서울시향에는 ‘객원 지휘자를 땜질식으로 투입하는 비상체제’말고는 남는 것이 없다.

세종문화회관은 ‘곽승을 내보내 서울시향의 발전을 앞당기게 됐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이제 ‘서울시향을 발전시키려면 세종문화회관 밖에 새로운 서울시향을 하나 더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시중의 농담 아닌 농담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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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dcsuh@
2004-01-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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