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제 갖고다녀 동료 구했죠”‘그림그리는 119알리미’ 박주경 소방위

“안정제 갖고다녀 동료 구했죠”‘그림그리는 119알리미’ 박주경 소방위

입력 2004-01-05 00:00
수정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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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신경안정제를 늘 갖고 다니냐고요? 작든 크든 사고는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조형갤러리에서 전·현직 공무원 화가 모임인 ‘상록회’의 창립 10돌 기념 전시회를 마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박주경(사진·39·여·소방위) 주임은 작품 얘기 간간이 119구급대에 대해서도 진지함을 보였다.그는 방재본부 구급팀 소속이면서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상록회 멤버 150여명 가운데 소방직으로서는 유일하다.

상록회는 아마추어 동호회이지만 활동이 맹렬한 한국미협 소속의 ‘프로’들이 많다.자신도 100여 차례의 전시회에 200여 작품을 내놓은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팬도 있다며 자랑한다.

“본업인 ‘119알리미’ 역할에 힘쏟는 것은 위급한 일을 맞닥뜨렸을 경우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평소 갖도록 돕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소방관들의 어려운 일을 알리는 일은 그 다음이지요.”

박씨는 스러져가는 생명을 구한 소방관으로서의 소중한 경험을 털어놨다.지난해 8월 전북 남원에서 70대 동료 회원이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쥐는 모습을 보고는 소방관 특유의 ‘감각’으로 손가방에 넣고 다니던 안정제를 먹여 생명을 구했다.

직업인으로서는 기관장인 소방서장(소방정)으로 승진해 멋진 삶을 사는 것,예술인으로서는 정년퇴직 후에도 여생을 그림 그리며 작은 화랑을 갖는 게 꿈이라는 그는 아직 미혼이다. “아무리 직장,미술활동에 협조해주는 남편을 만난다고 해도 입지가 좁아지는 건 분명해 보여 망설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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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기자 onekor@
2004-01-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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