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사건속 인물](끝)새만금 3보1배단

[2003 사건속 인물](끝)새만금 3보1배단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2003-12-23 00:00
수정 200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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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명,그리고 평화는 결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세상의 모든 생명이 결국 하나인 만큼 작은 생명 하나라도 모두 소중히 생각하는 데서 평화는 출발합니다.”

‘환경과 공해연구회’와 환경기자클럽이 각각 수여하는 ‘올해의 환경인’과 ‘올해의 환경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새만금 삼보일배단’.‘새만금 개펄을 살리자’는 대명제 아래 종교를 초월해 모인 이들은 뼈를 깎는 고행을 통해 생명존중과 평화의 사상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전파한 인물들이다.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의 모임인 ‘새만금생명평화연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삼보일배단은 3월28일 간척지인 전북 부안의 해창개펄을 출발,5월31일 서울시청 앞에 도착할 때까지 처절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삼보일배(三步一拜) 수행을 계속하며 새만금간척사업의 부당성을 알렸다.세 번 걷고 한 번 절하기를 반복하는 ‘삼보일배’의 고행은 무려 65일간 350㎞에 걸쳐 계속되었으며 36만여 걸음에 12만여 배가 올려졌다.그 힘겨운 대장정의 중심에는 수경(55) 스님,문규현(58) 신부,김경일(50) 교무,이희운(42) 목사 등 네명의 종교인이 있었다

“새만금 개펄을 살리려고 애쓴 모든 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개펄의 생명들에게도 조금은 체면이 선 것 같고요.하지만 새만금이 살아나는 것보다도 더욱 반가운 것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과 환경에 관한 의식이 싹텄다는 겁니다.”(수경 스님).

삼보일배 순례기간 내내 묵언으로 일관했던 이들은 과천 남태령을 넘어 서울에 입성하는 날 서로 부둥켜 안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서울 입성 전날 탈진해 잠시 병원 신세를 져야했던 수경 스님은 휠체어에 탄 채 링거를 맞으면서 순례의 대미를 함께 장식했다.

이들의 역정은 국내외의 큰 반향을 일으켰고 마침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집행정지결정을 내려 사업이 중단되는 전기를 맞았다.그러나 머지않아 방조제 사업을 계속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나왔고 삼보일배 고행을 함께 했던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이희운 목사,김경일 교무 등 네 사람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새만금 사업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간척사업을 찬성하는 이들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그러나 개발 이익과 정치적 욕심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주민들을 속여온 위정자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예정대로 완공하겠다는 기본입장에 따라 현지 점검을 실시하는 등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고 환경단체들은 이를 놓고 새만금 사업 재추진을 위한 ‘수순밟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행동에 나설지는 모르겠습니다.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대결하거나 세를 모아 힘겨루기를 하는 형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삼보일배처럼 한없이 낮추고 또 낮추는 것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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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기자 kimus@
2003-12-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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