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구 수납장 윗서랍에는 오랫동안 쓰지 않아 녹슨 펜치와 망치,리퍼,쇠톱 등 각종 공구류가 보관돼 있다.10여년 전 처음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시골에 사시는 아버지가 신문지에 둘둘 말아 하나씩 들고온 것들이다.새 집에는 못 박을 일도 많고,철사도 끊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동안 이들 공구는 한번도 제 쓰임새를 찾지 못했다.옷걸이든 그림걸이용이든 모두 강력 접착제가 부착된 편리한 대용품들이 생겨난 탓이다.그나마 투막하리만큼 큰 망치가 대형 거울을 달기 위해 콘크리트 못을 박을 때 동원됐으나 끝내 제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도 녹슨 망치와 펜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손잡이에 묻어 있을지도 모를 아버지의 손 때 때문만은 아니다.어린 시절 어색한 손놀림으로 앉은뱅이 스케이트며 자치기 막대,연 얼레 등을 만들었던 추억을 되살리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니 요즘 아파트촌 아이들은 편리함만큼이나 소중한 무엇을 잃고 사는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하지만 그동안 이들 공구는 한번도 제 쓰임새를 찾지 못했다.옷걸이든 그림걸이용이든 모두 강력 접착제가 부착된 편리한 대용품들이 생겨난 탓이다.그나마 투막하리만큼 큰 망치가 대형 거울을 달기 위해 콘크리트 못을 박을 때 동원됐으나 끝내 제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도 녹슨 망치와 펜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손잡이에 묻어 있을지도 모를 아버지의 손 때 때문만은 아니다.어린 시절 어색한 손놀림으로 앉은뱅이 스케이트며 자치기 막대,연 얼레 등을 만들었던 추억을 되살리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니 요즘 아파트촌 아이들은 편리함만큼이나 소중한 무엇을 잃고 사는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12-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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