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용역비 ‘나눠먹기’

정부 연구용역비 ‘나눠먹기’

입력 2003-12-09 00:00
수정 2003-12-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통령 정책자문기구가 수행하는 연구개발 용역사업의 대부분이 ‘내 식구 챙기기’ 식으로 배정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건당 수천만원씩의 정부 예산을 들여 용역을 실시하고 있으나 일부 과제는 ‘함량 미달’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높다.

●내부계약,70% 넘어

8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이종오)는 올해 용역계약을 체결한 32건의 정책연구과제 가운데 23건(72%)을 소속 위원들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내부 계약’으로 집행된 연구용역비는 올 예산 10억 9200만원 중 77%인 8억 42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총 26건의 연구과제중 21건(12억 7600만원),2001년에도 28건의 연구과제 가운데 25건(10억 1600만원)이 내부계약으로 체결되는 등 편중현상이 심각했다.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들이 각 연구과제에 중복 참여하는 경우도 잦아 내·외부인사를 포함하는 ‘인재 풀’ 활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총 92명의 자문위원 가운데 10명이 책임위원 혹은 공동연구원이란 이름으로 올해 32건의 연구과제 중 3건의 과제를 수행했다.4건과 5건의 연구과제를 맡은 자문위원도 각각 4명과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A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1년부터 3년동안 엇비슷한 주제로 정책기획위원회와 매년 2건씩의 계약을 체결한 ‘단골 인사’로 밝혀졌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도 최근 ‘교육훈련의 효율성 제고방안’ 등 2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원회 소속 전문위원인 B대학 모 교수에게 수의계약으로 연구용역을 집행했다.

●모조리 수의계약?

이들 연구용역 과제는 건당 대부분 2000만∼3000여만원씩,많게는 8000만원의 연구용역비가 집행됐다.이에 따라 일부 연구과제에 대해서는 정부예산으로 별도의 연구용역을 주어서 대통령에게 정책자문을 할 만큼 값어치가 있느냐는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정책기획위원회가 올해 발주한 연구과제중 ‘2003년 광복절 경축사 내용 제안’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이 연구과제에는 총 10명의 자문위원들이 참여해 2000만원의 용역비가 집행됐다.아울러 관련 법령에는 건당 3000만원 이하의 용역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의계약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책기획위원회는 8000만원에 계약한 ‘참여정부의 도전과 비전’ 등 8개 과제에 대해서도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기획위 관계자는 “용역비가 3000만원이 넘더라도 수의계약을 한 것은 연구활동 외에 세미나 등 부수적인 경비를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일부 위원회들이 대학교수를 자문위원 등 형식으로 영입,연구용역 우선배정 등 혜택을 줘 우군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문기구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려면 연구용역비는 대폭 삭감하고 대신 회의참석비 등 일반활동에 수반되는 대가를 올려 현실화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2003-12-09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