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한국인 피살/ 비탄에 잠긴 사상자 가족·회사

이라크 한국인 피살/ 비탄에 잠긴 사상자 가족·회사

입력 2003-12-02 00:00
수정 2003-12-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일 이라크에서 날아든 비보에 사상자의 가족과 회사측은 망연자실했다.믿기지 않는 듯 종일 충격과 비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부상자 주변

“잘 있다며 엊그제 전화왔건만….”

남편 이상원(42·대전시 대덕구 신탄진동 새여울아파트)씨가 총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 문모(38)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불과 이틀 전 어머니와 세 아이의 안부를 묻던 전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십수년째 송전탑 건설 공사를 해온 이씨는 최근 경기 침체로 고민하다 오무전기측의 제의를 받고 숨진 김만수(46·대전 서구 삼천동 가람아파트)씨 등과 함께 이라크로 떠났다.문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을 위해 이라크에 간 남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이씨는 이날 오후 부인 문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괜찮다.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다리에 총상을 입은 임재석(32·목포시 용해동 동신아파트)씨의 부인 노애순(32)씨는 “날벼락을 맞았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노씨는 “어젯밤 11시30분쯤 남편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괜찮다.'고 안심시켰다.”면서 “‘일주일 뒤에는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노씨는 “지난달 28일 남편이 출국할 때 6개월된 막내 아들이 자꾸 아빠와 떨어지기 싫어하더니 이런 일이 있으려고 그랬나 보다.”고 말했다.

●답답한 피해자 가족

서울 구로동 ㈜오무전기(대표 서해찬) 직원들은 새벽부터 출근,현지에 체류중인 60여명의 직원 가족들로부터 걸려오는 문의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흘렸다.숨진 김씨의 외삼촌 서석호(61·경기 용인)씨 부부는 현지 사정을 알기 위해 이날 오전 오무전기 사무실을 직접 찾았다.서씨는 “회사측이 ‘아직 따로 마련한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박창호(58)씨의 동생 승호씨는 사무실을 찾은 뒤 “형이 피격당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사고 이후 연락이 끊겨 또 다른 사고라도 난 것은 아닌지 무척 걱정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오무전기 강의수 상무는 직원 가족의 문의가 잇따르자 “미군 통신망을 통해서만 현지와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을 알려면 저쪽에서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오무전기는 지난 10월3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4차례에 걸쳐 68명의 직원을 현지에 파견했다.이 가운데 62명은 전국에서 수소문해 모집한 ‘계약직’ 직원이라고 밝혔다.강 상무는 “부상자 이상원씨는 10월3일 1차 파견단에 속해 있었고,숨진 김만수·곽경해씨와 부상자 임재석씨는 지난달 28일 4차 파견단으로 현지에 갔다.”고 말했다.오무전기는 송전탑·배전선로공사 등을 시공하는 전기공사 전문업체로 서울에 본사,인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영표 이유종 목포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cnam@
2003-12-02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