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회장 “내 상대는 김문희씨”/현대경영권 장악 완급 조절 ‘현대가·非현대가’갈등 강조

정상영회장 “내 상대는 김문희씨”/현대경영권 장악 완급 조절 ‘현대가·非현대가’갈등 강조

입력 2003-11-24 00:00
수정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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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그룹 경영권 장악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완급 조절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이 현대엘리베이터 일부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처분명령까지 검토하면서 여론이 KCC측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CC는 우선 경영권 분쟁 대상을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아닌 김문희(고 정몽헌 회장 장모)여사로 국한시켰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지난 22일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의 부인인 김월계씨의 장례식 직후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는 김문희씨와 풀어야 할 문제”라며 “김 여사는 일단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바로 현 회장에게 넘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 다음에 김 여사와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일련의 나의 행동은) 정씨 가문의 가풍을 제대로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 회장에 대해서는 현대가의 일원임을 강조했다.정 명예회장은 “그 아이(현 회장)는 우리 며느리로 그 아이랑 싸울 생각이 전혀 없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가 감싸줘야 한다.”고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발언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현대가’와 ‘비(非)현대가’간의 대립 구도로 끌고가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대북사업에 대한 입장 변화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그렇지 않아도 여론의 비난이 비등한데 대북사업 포기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고주석 KCC사장은 “(대북사업에) 이미 많은 비용이 투입된데다 비용 투자는 마무리됐기 때문에 앞으로 왜 이익이 안 나겠느냐.”면서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대북사업이 이익이 안 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꼭 이익개념과 결부시킬 사안도 아니다.”며 당초 대북사업 재고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한편 정 명예회장과 현 회장은 지난 22일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다.다만 정 명예회장이 장지로 떠날 때 현 회장이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3-11-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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