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진단/ 불임시술 건보혜택 ‘티격태격’

정책진단/ 불임시술 건보혜택 ‘티격태격’

김성수 기자 기자
입력 2003-11-13 00:00
수정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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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못낳는 부부의 불임(不姙)시술도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게 필요하다.”(재정경제부)

“건보재정 부담이 너무 커 시기상조다.”(보건복지부)

‘시험관아기’ 등 불임시술의 건강보험 적용을 놓고 재경부와 복지부가 다시 맞붙고 있다.

담뱃값 인상시비,동북아중심병원에서의 내국인 진료허용 문제 등과 관련해 이미 충돌한 뒤라 이번을 ‘3라운드’ 정도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가임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는 지난해 기준 1.17명(합계출산율)으로,세계에서 가장 낮다.이런 저출산 추세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올들어 출산 장려쪽으로 인구정책 기조를 바꿨다.불임시술을 보험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지난 6일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그는 “저출산으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부부의 불임 치료비도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불임치료를 위해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쓰고 있는 전국 63만5000여쌍의 불임부부들로서는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일 수밖에 없다.

불임부부를 비롯해 일부 정치권에서도 이런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복지부는 당장 시험관 아기 등 불임시술을 보험에 넣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불임시술 가운데 보험이 되는 것은 불임진단비와 배란유도주사제 정도다.불임치료의 핵심인 인공수정(1회 30만∼50만원),시험관아기(1회 200만∼300만원)는 보험이 전혀 안되며,비용도 병원마다 제각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등을 1회만 한다고 가정,보험을 적용한다고 해도 약 3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보통 불임시술이 4∼5번은 반복되기 때문에,보험에서 추가로 부담하는 돈은 1조원 이상이 된다는 얘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재정상황과 비용효과 등을 고려하겠지만,당장 보험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불임클리닉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도 적정 수가(酬價·의료행위 가격)를 보장하지 않는 한 보험적용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 민응기 이사는 “미국·프랑스 등에서 이미 확인됐지만,불임치료가 보험이 되면 가격이 낮아져 시술건수는 늘겠지만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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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기자 sskim@
2003-11-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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