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106세 타계 쑹메이링 여사/ 中현대사 격랑 헤친 ‘영원한 퍼스트레이디’

향년 106세 타계 쑹메이링 여사/ 中현대사 격랑 헤친 ‘영원한 퍼스트레이디’

입력 2003-10-25 00:00
수정 200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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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타계한 장제스(蔣介石) 전 타이완(臺灣) 총통의 미망인 쑹메이링(宋美齡) 여사는 중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자 미·중 관계의 교과서라 할 정도로 미·중 관계의 처음과 끝을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쑹메이링 여사는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될 때 남편 장제스와 함께 타이완으로 건너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반공의 상징이 됐다.‘영원한 퍼스트 레이디’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로부터 ‘독재자 부부’로 폄하되기도 하는 등 과거의 명성이 다소 퇴색하기도 했다.

1898년 3월 20일 중국 3대 재벌로 꼽혔던 쑹야오루의 셋째딸로 태어나 9살 때 미국으로 유학,미국의 명문 여자대학 웨슬리대를 졸업했다.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장제스의 영문담당 비서로 일하던 쑹 여사는 1927년 장제스와 결혼,2차대전 당시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남편을 도와 활발한 외교활동을 펴 서방세계로부터 많은 호감을 샀다.

그녀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1936년 남편 장제스가 장쉐량(張學良)에게 감금되는시안사건이 발생하자 장쉐량과 담판 끝에 남편을 구해내면서부터였다.

이 때문에 1937년 미 시사주간 타임은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성’으로 선정했다.

빼어난 미모로 민간외교관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 그녀에 대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은 “선교사들이 그리스도를 중국에 전했다면 중국을 미국에 알린 것은 쑹메이링 여사”라고까지 극찬했다.

그녀는 또 1943년 미 상·하 양원 합동 연설을 통해 중국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이 연설은 중국인이 미 상·하 양원에서 행한 최초의 연설이기도 하다.

2차대전 종전 50주년인 1995년에는 밥 돌 당시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의 초청으로 미 의회에서 태평양전쟁 종전 50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을 해 고립감에 빠져 있던 타이완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안겨주며 ‘영원한 퍼스트 레이디’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권력과 미모,장수 등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의 조건을 두루 갖춘 것같지만 그녀의 삶이 꼭 행복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쑨원(孫文)의부인인 둘째 언니 쑹칭링(宋慶齡)과의 대립은 그녀들을 ‘불운의 자매’로 불리게 만들었으며 아직도 많은 중국인들의 가슴에 애증의 엇갈리는 감정을 갖게 한다.

언니 칭링이 남편 쑨원이 죽은 뒤 투철한 혁명운동가로 공산정권 수립에 크게 기여한 반면 그녀는 타이완으로 건너가 남편과 함께 반공의 선봉에 서며 평생을 대립했다.

남편과의 사이에 자식이 없는 데다 남편 전처 소생인 장징궈(蔣經國) 전 타이완 총통과 사이가 나빠 남편의 사후 미국 뉴욕 인근으로 옮겨 혼자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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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진기자 yujin@
2003-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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