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틀속 비평준화 박차?

평준화 틀속 비평준화 박차?

입력 2003-10-23 00:00
수정 200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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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교 평준화를 과감하게 보완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1974년 3월 서울·부산을 시작으로 시행된 고교 평준화가 30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정영선 교육자치심의관은 22일 “고교 평준화의 유지라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다양한 교육 욕구의 충족을 위해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고교 평준화의 기본 틀속에서 적극적으로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교 평준화의 확대를 요구하는 전교조 등 교원 및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또 지난 15일 차관회의에서 보류된 ‘고교 평준화 실지지역의 지정권한에 대한 시·도 교육감 이양’과 관련된 법개정안도 23일 차관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대한매일 10월21일자 10면 참조)

교육부는 지정권한의 보류와 관련,“차관회의에 다시 상정하기로 했던 법개정안을 좀더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정권한이시·도 교육감으로 내려갈 경우,“중소도시까지 평준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농어촌 지역의 학생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즉 현재 중소도시의 명문고에 시험만 치르고도 입학할 수 있는데 평준화가 되면 가족이 이사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게 교육부를 제외한 국무조정실 등 다른 부처측의 논리이다.교육부도 이를 수용한 셈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도 밝혔듯이 평준화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지만 평준화를 더 확대하는 것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서울과 수도권에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의 설립을 확대,추진하자는 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교육부는 최근 ‘부동산 종합대책’ 등과 맞물려 서울시교육청측에 현재 시범운영중인 자립형 사립고의 시행을 적극 권유하고 나섰다.평준화 지역의 핵심인 서울지역에 외국어고 6개교·예술고 5개교·체육고 1개교·과학고 2개교 등 14곳의 특목고가 있지만 자립형 사립고를 설립,학교간의 경쟁과 함께학생들의 학교 선택권도 넓히려는 의도에서다.교육부는 현재 시행중인 특목고와 특성화고·자율학교를 더 늘리는 방안,학생의 수준별 교육과정 및 이동식 수업의 장애요인 해소,‘선지원 후추첨제’의 확대를 통한 학생의 선택권 보장 등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서울의 강북 뉴타운 지역 이외에도 앞으로 조성될 신도시에는 특목고를 만들어 일정 비율의 해당지역 중학생에게 우선 배정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김학한 기획국장은 “자립형 사립고의 도입 등을 통한 고교 평준화의 보완은 결국 평준화의 폐지를 의미한다.”면서 “평준화의 폐지는 곧 고교의 서열화와 함께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진학 과외 열풍속에 몰아 넣어 공교육을 황폐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평준화는 전국 12개 시·도 23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평준화 비율은 전국 일반계 고교의 50.4%,학생수의 68.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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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기기자 hkpark@
2003-10-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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