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환율정책 불변”/美·中 정상회담, 변동환율제 패널 설치 합의

후진타오 “환율정책 불변”/美·中 정상회담, 변동환율제 패널 설치 합의

입력 2003-10-21 00:00
수정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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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위안화를 평가절상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중국은 곁눈질만 할 뿐 요지부동이다.일본 역시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직설적인 경고에 침묵으로 비껴갔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환율개입 때문에 미 제조업체들이 ‘죽을 맛’이라는 내부 압력에 직면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한 처지다.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환율전쟁’을 벌였으나 전과는 변변치 못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환율시스템 개선을 위한 패널을 미국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미 재무부 관리들이 베이징에 파견돼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이행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중국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구속력은 전혀 없다.

반면 후 주석은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선 연설에서 “중국의 경제상황과 금융규제 수준,기업의 상태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이 위안화 가치를 평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라고 강조,위안화를 평가절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위안화의 안정이 중국과 아·태지역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합리적이고 균형된 환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따라서 패널 설치는 내년 대선을 앞둔 부시 대통령을 위한 체면치레로 보일 뿐 달러당 8.28위안에 고정된 페그 시스템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1030억달러에 이르고 중국산 저가 상품의 공세로 미 제조업 근로자가 270만명이나 실직했다고 강조했으나 급격한 환율변동시 환투기 위험이 있고 지역경제가 불안해진다는 후 주석의 논리를 깨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이행할 경우 중국내 외환보유고 3840억달러가 ‘위안화 강세-달러화 약세’에 따라 해외로 빠져나가 금융시장이 마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따라서 미국내 국제금융 전문가조차 당분간 중국이 현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도쿄에서 일본의 시장개입은 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엔화를 파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부시 대통령이 원칙론에서 말한 강한 달러화 정책에 동조했을 뿐 시장개입 여부는 거론하지 않았다.

일본은 올해 시장에서 13조 5000억엔을 팔아 엔화를 달러당 110엔 안팎으로 유지했다.비록 부시 행정부의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 가치가 다소 올랐으나 달러화의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

부시 대통령이 근 한달간 통화가치의 시장결정론을 주장,시장에 미치는 약발이 이미 떨어졌다는 분석이다.특히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완강히 버티는 한 외환시장에서 각국 통화가치의 급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mip@
2003-10-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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