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개혁바람 부나

국립중앙박물관 개혁바람 부나

입력 2003-10-20 00:00
수정 2003-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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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용산 이전을 앞둔 국립중앙박물관에 조용히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연구 및 전시 기능은 그동안 추호의 의심을 갖지 않던 박물관의 중심 영역이었다.그런데 연구 기능을 이제는 전시를 포함한 교육·문화행사·문화마케팅 등 대(對) 국민서비스 영역의 지원 기능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직된 박물관을 유연한 박물관으로 바꾸고,닫혀 있는 박물관을 열려 있는 박물관으로 국민들에게 되돌려주자는 내부로부터의 움직임이다.

지난 13·14일과 15·16일 지방박물관을 포함한 중앙박물관 전체 인원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충남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가진 연찬회에서는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논의는 박성혜 학예연구사가 분임토의 결과를 설명하며 지적한대로 ▲조직구조가 비효율적이고 ▲연구원들의 전문성이 하향평준화되는 등 소수정예의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구미의 박물관과 반대방향으로 치닫고 있으며 ▲입체적인 전시가 아닌 평면적 전시로 일관하여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있고 ▲편의시설도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신랄한 자기비판을 바탕으로 했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는 기본적 문제에서 토론은 출발했다.박물관이 국민과 직접 만나는 사회교육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국민서비스 기능은 아직도 연구 기능이나 박물관 운영 기능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크게 위축되어 있는 현실이다.

중앙박물관은 용산박물관 출범을 위하여 관리 기능 145명과 연구 기능 102명,대 국민서비스 기능 63명 등 모두 335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용산박물관 개관과 동시에 대 국민서비스를 연구와 같은 수준으로 숫자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장기적으로는 대 국민서비스 기능을 연구 기능보다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물관의 꽃’이라는 학예직의 연구 기능을 국민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능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런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제기됐다.

특별강연에 나선 유상옥 한국박물관회장(코리아나 화장품 회장)도 “박물관이 민간기업처럼 경영 마인드가 필요한 시대가 온다.”면서 가세했다.유 회장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박물관으로 찾아오도록 만들려면 지금과 같은 빈약한 홍보기능으로는 문제가 많다.”면서 “신문과 잡지,TV가 넘쳐나는 시대에 지면이나 시간이 없어서 홍보를 못하는 일은 없다.”고 충고했다.

현재 차관급 기관인 중앙박물관의 홍보 담당자는 기능직.장관급 부처는 2∼3급,차관급 부처는 4급,문화재청 같은 1급 기관도 5급이 홍보를 맡고 있다.되도록이면 박물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상에 알리려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무리가 아니다.

다행스럽게 이건무 관장은 취임 이후 ‘고객 위주의 경영’을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다.현재는 박물관 홍보 담당을 6급 별정직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광섭 유물관리부장은 “과거의 학예직은 연구를 본령으로 했지만,최근의 젊은 학예직은 전시·교육·행사·홍보·마케팅 등 국민 서비스 분야에도 관심이 크다.”면서 “이들이 열린 박물관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2003-10-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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