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대란오나/주택담보대출 원금 상환 만기 곧 도래

가계대출 대란오나/주택담보대출 원금 상환 만기 곧 도래

입력 2003-10-17 00:00
수정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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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만기(滿期) 비상’이 걸렸다.2000년 말∼2001년 초부터 본격화한 3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 만기가 곧 집중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경기침체로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돈 갚을 여력은 없는데,정부는 부동산 값을 잡겠다며 대출 억제책을 내놓고 은행들도 만기연장을 쉽게 해 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어서 신용대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만기 투기지역 담보대출 30조원 안팎

1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2001년 국민·우리·신한·조흥·한미·외환·제일 등 시중 7개 은행이 전국 투기지역(올 6월말 기준)에 주택을 담보로 신규 대출한 금액은 21조 9191억원에 달했다.국민이 6조 9386억원으로 가장 많고,이어 신한(5조 901억원),우리(3조 9643억원),조흥(3조 408억원) 순이다.2001년 신규대출 외에 만기가 이미 연장돼 있었던 기존 대출분까지 합하면 내년도 전체 만기 도래액 규모는 3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국민은행의 경우,올 3월말 2.7%,6월말 2.8%에 이어 9월말에는 3%대에 접어들었다.우리은행은 3월말 1.44%에서 9월말 1.7%로 높아졌다.조흥과 외환은행은 하반기 들어 연체율이 1%를 넘어섰다.

●만기도래+대출억제=신용위험 증가

은행들은 2000년말부터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연동해 이자가 적용되는 3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열을 올렸다.이전에는 10년 이상 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갚는 방식이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씨티은행 등 외국계가 이 상품을 내놓은 뒤 시중은행들도 경쟁적으로 도입했다.매월 이자만 내고 원금은 만기 때 갚으면 되는 데다 만기연장도 비교적 쉬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그 결과 현재 대부분 은행에서 이 상품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올 연말부터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온다.정부는 집값안정을 위해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을 45∼50%에서 40%로 낮추기로 하는 등 고강도 대출억제책을 내놓고 있다.이런 조치들로 인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주택대출 부실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시중은행 관계자는 “2001년 80%였던 LTV를 40%로 낮춰 만기를 연장하면 대출자들은 빌린 돈의 절반가량을 갚아야 해 신용카드에 못지않은 가계 신용대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심하는 은행들

국민은행은 한 차례에 한해 조건없이 해 주고 있는 만기연장을 내년부터는 금리를 올리거나 원금을 일부 갚을 때에 한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우리은행은 기존 대출에 대해 연말까지는 만기를 연장해 주되 내년부터는 LTV 차액만큼 갚게 할 계획이다.하지만 만기 적용을 엄격하게 하면 연체율은 높아지게 되고,그렇다고 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까지 만기를 연장하면 잠재 부실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은행 관계자는 “하향 조정된 담보대출비율을 적용,차이나는 금액은 상환받고 만기를 연장해 줘야 하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고객들의 대출 연체가 있을 것으로 보여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2003-10-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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