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북핵문제와 북미관계

[열린세상] 북핵문제와 북미관계

유호열 기자 기자
입력 2003-10-16 00:00
수정 2003-10-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북한 핵문제가 다시 쟁점화된 지 1년이 지났다.이제까지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과 해법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첫째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이다.북한을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북한이 제기하는 체제보장에 대해 적극적인 동시에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고,기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완전 폐기를 위해서 보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일맥상통하면서 현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도 유사하다.미국 민주당 의원 및 전직 관료를 비롯하여 학계 일부에서 이러한 주장을 피력하고 있으나 현 부시 행정부내에서는 이러한 일방적인 포용정책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둘째,북한 핵문제는 관대한 포용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강경한 제재 수단이 뒷받침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북한이 북·미관계의 초석이 된 제네바합의를 위반한 채 비밀리에 핵을 개발해온 것이 밝혀진 이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전과 같을 수 없다.그러나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비군사적인 외교 및 경제적 압력만으로도 북핵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이 입장이다.파월 국무장관 등 부시 행정부내 온건파 및 현실주의적 학자,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북한 문제는 이라크 문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핵문제가 다자회담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셋째,북한 핵문제는 본질적으로 북한체제 및 정권과 직결된 문제로서 포용정책이나 봉쇄정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북한 정권의 교체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강경 입장이다.북한은 그들의 주장대로 체제 보장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 왔으며 이는 어떠한 보상을 통해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시간만 연장되었을 뿐이었다는 인식이다.더구나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개발을 추진할 경우 체제 보장용 핵무기 생산에 그치지 않고 핵물질을 미사일의 경우처럼 제3국 또는 테러집단에 판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 핵개발 자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간주하고 있다.부시 행정부의 국방부와 체니 부통령 그리고 신보수주의자들이 이런 입장을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문제와 관련하여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때와 같은 일방적인 포용정책을 채택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전통적으로 공화당의 대외정책이 보다 현실주의적 입장이라는 점 이외에도 3가지의 요인이 더 있다.9·11이후 대량살상무기와 테러집단과의 연계 우려,중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인 북한 우방국들의 정책 변화,북한체제 및 김정일 정권에 대한 재인식 등으로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은 적어도 미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그렇다고 북한 정권의 교체 주장도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에도 불구하고 완전 해결까지는 많은 비용과 적지 않은 인적 손실이 이어지고 있어 설득력이 약한 실정이다.

더구나 김정일 정권의 붕괴 이후 등장할 북한 체제가 반드시 더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고,붕괴 위기에 직면한 북한 정권이 최후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그 직접적 피해와 후유증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엄청날 것임이 자명한 터라 이러한 주장이 정책화하기에는 현재로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결국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더라도 당근과 채찍을 병행한 압박정책의 틀 속에서 추진할 것이다.다만 미국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 수준이 높아지는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동맹국으로서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노무현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낮아지고 있다.재신임 정국하의 노무현 정부가 이런 상황에 과연 올바로 대처할 수 있을지 미국에 있으면서 걱정 한가지가 더 늘었다.



유 호 열 고려대 교수 비교정치학
2003-10-16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