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 항공·호텔료 부풀리고 빼돌리고/공기업 감사들 모럴해저드

해외 연수 항공·호텔료 부풀리고 빼돌리고/공기업 감사들 모럴해저드

입력 2003-10-15 00:00
수정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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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및 대기업의 투명한 회계 및 경영을 감시·감독해야 할 감사들이 해당 기업으로부터 과다한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 연수를 갔다온 사실이 밝혀졌다.또 남은 경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최고 2억여원까지 챙기기도 했다.특히 적발된 대부분의 감사들은 청와대를 비롯,감사원·검찰청 등 사정기관에서 1∼2급의 고위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감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4일 실제 해외연수비보다 많은 돈을 받아 2억여원을 챙긴 한국감사협의회 사무총장 최모(64)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연수비 일부를 챙긴 전 한국마사회 감사 황모(64)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남은 경비를 비교적 적게 받은 23명은 해당 기관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경찰은 29개 공기업의 전·현직 감사,3곳의 대기업 감사라고 밝혔다.

●2억챙긴 감사협 사무총장 구속

이 감사들은 최씨와 짜고 협의회가 주관하는 여행 경비를 실제 액수보다 더 많이 받아냈다가 차액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지난 99년 6월 캐나다 연수 당시 황씨는 마사회에서 818만여원을 받았지만 실제로 지출한 경비는 282만원이었다.황씨는 나머지 536만원을 반납하지 않았다.

전 농업기반공사 감사실장 변모(52)씨는 2000년 6월 열흘 일정의 미국 여행 당시 5일 동안의 일정을 변경,경비 중 206만여원을 개인관광비로 사용했다.이같은 수법으로 감사 36명이 챙긴 돈은 무려 1억 1000만원에 이른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은 높은 등급의 항공좌석과 호텔 1인실 등을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기업에서 많은 돈을 받아낸 뒤 해외연수 5∼6일 전에 항공좌석을 낮은 등급으로 바꾸고 호텔도 2인실로 변경,비용을 줄여 차액을 빼돌렸다.”고 설명했다.

●해외연수 명분 대부분 관광

36명은 대부분 청와대와 국가정보원,검찰청,감사원,증권감독원 등에서 1,2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이들은 이같은 배경에다 기업의 결산,회계감사,직원 직무감찰 권한까지 갖고 있어 막강한 힘을 행사했다.

때문에 기업들은 감사가 요구하는 돈은 별다른 검토 절차 없이 그대로 내줬다.귀국 때 직원들에게 줄 선물 구입 비용까지 기업에서 부담했다.경찰이 관련 해외연수 지출내역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동안 같은 코스를 갔는데도 감사부서 직원들은 기타 부서 직원들보다 2.1배의 경비를 쓴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명분만 해외연수지 실제로는 대부분 관광여행이었다.2001년 6월 남미 해외연수 내역을 보면 상파울루 독립기념관 견학,이과수 폭포 견학 등의 관광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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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기자 taecks@
2003-10-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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