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선비는 또다른 내모습”스크린 데뷔 배용준

“바람둥이 선비는 또다른 내모습”스크린 데뷔 배용준

입력 2003-09-26 00:00
수정 2003-09-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인배우 배용준입니다.”

지난 23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사회장에서 ‘꽃미남’배우 배용준이 건넨 첫 인사말이다.얼핏 엉뚱하다 싶지만,맞는 말이다.그에게 ‘스캔들’은 영화데뷔작이다.도회적 이미지 하나로 안방극장의 트렌디 드라마를 휩쓸고 다녔어도 스크린 도전은 가슴 떨리는 일인 모양이다.“정신이 멍해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연신 말꼬리를 흐린다.방송계에서 ‘영악할 정도로 똑 부러지는 연기자’란 소리를 들어온 그가 아니었나.

“(시사에서는)연기가 부족한 대목밖에는 보이지 않더라고요.내가 저런 표정을 지었구나,저런 표정이 내게 있었구나 하는 생각들로 혼란스러워요.지금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다는 것,그리고 좋은 작품이라는 겁니다.어려웠지만 즐거운 작업이었고요.함께 한 배우나 스태프들이 가족처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네요.”

스크린 데뷔작에서 그의 캐릭터는 아주 ‘위험’했다.벽보다 더 단호히 수절하는 정절녀를 유혹하는 방탕한 선비 조원 역.조선시대가 배경이니 그토록 고집하던 안경도 벗어야 했고,질펀하게 놀아나는 탕아이니 베드신도 각오해야 했다.‘깔끔하게만 굳어진 이미지를 확 벗어보려고' 사극출연을 결심했지만 준비작업조차도 녹록하지 않았다.시서화·무술에 두루 능한 선비의 이미지를 살리려면 살부터 빼야 했다.생식만 하면서 7㎏을 뺐다고 한다.

정사 모습을 춘화로 담는 기행을 일삼는 극중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왜 없었을까.“다른 멜로영화의 남자주인공을 흉내내지 않았다.”는 그는 “그래도 정사 신을 찍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머쓱하게 웃는다.“무조건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는데,나중에 보니 편집에서 많이 잘려나갔더라.”는 우스갯말까지 보탠다.

“내년에는 꼭 해외진출을 노려보겠다.”는 계획을 귀띔한다.

군살이 다 빠져서인지,웃으면 활처럼 휘어 올라가는 입매가 한결 더 선량해뵌다.뭇 여인들을 노리개처럼 농락하는 방탕아의 이미지가 대체 그의 어디에 숨어있었나 싶다.

“궁금해요.내 안의 다른 모습을 찾아낸 것 같긴 한데,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해냈는지….”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을 묻자 그는 “생각지 못한 내 모습을 또 찾아보고 싶다.”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황수정기자 sjh@
2003-09-26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