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해임안 가결/ 해임안 처리 이모저모

김두관 해임안 가결/ 해임안 처리 이모저모

입력 2003-09-04 00:00
수정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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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분으로 으르렁거리던 한나라당이 3일 오랜만에 단합된 힘을 보이며 ‘당력’을 과시했다.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은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국회 곳곳에서 대치했으며,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는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랜만에 신·구주류가 행동 일치를 이뤄내는 듯했으나 거야(巨野) 앞에 수의 역부족을 드러냈다.결국 오랜 내홍으로 결속도가 취약해진 민주당은 끝내 본회의장에서의 대결을 회피했고,해임안은 통과됐다.‘60대 용퇴론’으로 내분을 겪은 한나라당은 ‘행동조’에 60세 이상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야 “박관용 의장 잡아라”

본회의 개회 예정시간인 오후 2시쯤 여야 의원 20여명이 의장실로 몰려들었다.민주당 의원들은 사실상 박 의장을 봉쇄하기 위해,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의장실이 ‘점거’됐다는 소식에 박 의장은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들어섰으나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막혔다.“총무회담을 한 차례 더 할테니 막지 말라.”는 박 의장의 말에 민주당 의원들이 물러섰고,박 의장은 정회 선언과 함께 3시 개회를 선언했다.그러자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집무실로 돌아가는 박 의장을 복도에서 붙잡고 “지금 들어가면 나오실 수 없습니다.”라며 막아섰다.이에 박 의장은 홍 총무,민주당 정균환,자민련 김학원 총무 등과 함께 복도에 서서 총무회담을 한 뒤 본회의장으로 되돌아섰다.

●‘60대 행동조’

이날 표결은 당세가 갈랐다는 평이다.한나라당은 60세가 넘거나 이에 가까운 김용균·이방호·이근진·이윤성·강성구·김학송·박창달·김황식 의원 등이 ‘실력 저지조’에 편입됐다.이근진 의원은 “용퇴 압력을 받지 않을 만큼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최병렬 대표도 “행동조로 나서는 60대는 물갈이 면제다.”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때 “여기서 몸싸움 한번 하고 욕 먹는 게 차라리 낫다.이후에 거부권 행사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며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해임안이 폐기되는 4일 오후 2시23분까지 버틴다.’는 강경 분위기였다.그러나 노 대통령을 위해 ‘총대’를 메려고 나선 이를 찾기 어려웠다.

●표결 분석

표결에는 한나라당 의원 149명 전원과 자민련 의원 10명 전원,민국당 강숙자 의원 등 재적의원 272명 중 160명이 참여했다.박관용 의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탈표가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소속의원 149명 전원이 참석했고,일단 김홍신 의원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최 대표는 “김홍신 의원을 포함,많아야 2표 정도가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 7표에는 김학원·정우택 의원 등 자민련 의원 절반 이상이 “장관 해임의 명분이 약하다.”고 주장해온 만큼 자민련 의원이 많이 포함됐을 것으로 분석된다.기권 2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한나라당 내부에서 막판까지 입장 표명을 유보한 의원이 행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2003-09-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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