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몰카도 마다 않는 검찰 수사

[사설] 몰카도 마다 않는 검찰 수사

입력 2003-08-21 00:00
수정 200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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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가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현장 몰래카메라 촬영 사건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청주지검 특별전담팀은 해당 검사가 ‘몰카’의 기획,제작 및 언론사 배포에 이르기까지 배후에서 총체적으로 조종했을 뿐 아니라 별도사건 처리과정에서 금품수수 의혹도 드러났다고 발표했다.검사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탈법,불법을 저지른 셈이다.그가 몰카를 동원해서라도 ‘외압설’이 난무하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려고 했을지 모르지만 수사는 수단의 합법성이 담보됐을 때만 목적의 정당성도 인정된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현직 검사의 과욕으로 피의자가 가혹행위를 당하다가 숨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그 사건으로 담당 검사가 구속되고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옷을 벗었다.최근에도 검찰 조사 때 당한 가혹행위와 수치심이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현직 검사가 협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몰카 제작 및 배포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불거졌으니 검찰로서는 할 말이 없게 됐다.적법절차와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통해 ‘인권 수사’를 하겠다던 검찰의 약속이 공염불과 다를 바 없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수사 행태가 무소불위일 정도로 비대화된 검찰 권력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거대한 칼을 잘못 휘둘렀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느냐가 단적으로 입증된 것이다.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권의 법무부 이양’ 등과 같은 검찰권력 통제장치가 강구돼야 한다.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2003-08-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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