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닮아가기

[길섶에서] 닮아가기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2003-08-19 00:00
수정 2003-08-1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난 엄마처럼 안 살거야.’ 남편이나 자식들이 없으면 식은 밥 찬물에 말아 후딱 끼니를 때우는 엄마,몸져눕기 전에는 결코 아픈 내색을 않는 엄마….그런 엄마를 바라보면서 세상의 모든 딸들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한다.하지만 거의 모든 딸들은 결혼 후 자신들의 인생이 갈수록 엄마의 삶을 닮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미워하고 증오하면서도 결국은 닮아가는 건 이 세상 딸들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새 정부마다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거창하게 출범하지만 불행하게도 앞선 정부의 실수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실세’들의 자리다툼부터 각종 권력형 부정부패까지.

선인들은 말한다.“죽은 사람과 같은 병을 앓는다면 살 수 없는 것이요,멸망한 나라와 같은 정치노선을 걷는다면 나라를 망치지 않을 수 없다.”(조유의 ‘반경’에서) 우리가 역사를 살피는 까닭은 역사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 때문이 아닐까.알면서도 끝내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정녕 광정할 수 없는 건가.

김인철 논설위원

2003-08-19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