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노사문화 ‘3각충돌’

新노사문화 ‘3각충돌’

입력 2003-07-03 00:00
수정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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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의 ‘노조 경영참여 일부 허용’ 의견 표명으로 재계가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측이 2일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닌 이 실장의 개인 의견”이라고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노·사·정 새로운 ‘힘겨루기’ 주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앞서 이 실장은 전날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사용자는 제한된 범위에서 노조의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유럽 일부국가의 노사모델과 같은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재계 ‘발끈’

재계는 정부의 ‘친(親)노조’ 성향이 다시한번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경영자총협회측은 “경영은 기업의 고유 권한인 만큼 노조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유럽식 협의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법과 원칙아래 대화와 타협을 이뤄내는 노사문화가 있기 때문인데 우리 노조는 ‘선 파업 후 협상’의 투쟁일변도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이런상황에서 노조를 경영에 참여시키면 기업은 병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실장이 거론한 네덜란드형 사회적 협의 모델인 사회경제협의회는 우리나라 노사정위원회처럼 정책 결정 과정에 노조를 참여시키는 것이지,개별기업 차원의 경영 참가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그룹 관계자는 “국내 노조들은 연례 행사처럼 파업을 하는데 경영까지 노조가 참여한다면 기업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글쎄’

대다수 노사관계 전문가와 노동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노사간에는 힘의 불균형이 크고,대립각이 날카롭기 때문에 이 제도가 효율적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민주노총 비정규사업실 주진우 실장은 “철도노조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한 바로 다음날 발표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법과 제도의 정책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길오 한국노총 정책1국장은 “노사정위원회 같은 사회적 합의모델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노동자의 경영 참여에 임금인상 자제를 먼저 얘기하는 것은 동등한 노사관계를 왜곡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수위조절’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전날 이 실장이 말한 것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닌 이 실장 개인의 의견”이라면서 한발 후퇴했다.그는 “이 실장이 네덜란드식 노사 모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경영참여에 관한 말이 나온 것”이라며 “여러가지 검토하는 안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공식입장만 얘기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찬반논쟁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독일식은 노조가 경영에 참가해 ‘합의’해야 하는 것이므로,이 실장도 여기에는 반대한다.”면서 “네덜란드식은 ‘협의’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실의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이 네덜란드식을 좋아하는 것은 소신”이라며 “하지만 노조의 경영참여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의견이 구체적으로 조율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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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헌·주현진·구혜영기자 tiger@
2003-07-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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