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주도 교수 ‘국보법위반’ 유죄 선고 / 진보 보건의료단체 ‘이적’ 첫 규정 논란

의약분업주도 교수 ‘국보법위반’ 유죄 선고 / 진보 보건의료단체 ‘이적’ 첫 규정 논란

입력 2003-06-09 00:00
수정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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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때 의약분업 정책수립에 참여했던 현직 의사에 대해 법원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지법 형사21부(부장 黃贊鉉)는 8일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목표로 한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연합’(진보의련)을 결성,사상학습을 해 온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J대 의대 이모(39)교수에 대해 징역 10월에 자격정지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경기 J보건소 전 소장 권모(42)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법원이 진보적인 보건의료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주의 보건의료 실현 추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진보의련은 강령 및 간행물에서 우리사회를 소수의 자본가가 절대 다수의 노동자를 지배·착취하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로 규정하고,사회변혁운동을 통한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추구했다.”고 밝혔다.이어 “사회주의적 보건의료 실현을 목표로 한 이 단체는 ‘국민의 건강권’을 옹호한 보건의료운동단체가 아니라 국가변란을선전·선동하는 이적단체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측은 “진보의련은 K대 의대 선후배 20여명이 만든 공개적 보건단체로 2001년초부터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할 능력도,의지도 없었다.”고 항변했다.특히 98∼2000년 국민회의(현 민주당) 보건전문위원으로 활동해 온 이씨는 “정부의 의약분업정책을 주도한 사람을 두고 법원이 국가전복을 기도했다고 판단한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항소해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의련 “납득 못해… 항소할 것”

이씨는 2002년 대선 당시 자문교수단의 일원으로 노무현 후보의 보건의료 정책·공약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대통령직인수위 분과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보건의료단체들은 “진보의련은 95년 창립 이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진료활동·의료보험통합·의약분업 등을 추진해 왔다.”며 “이같은 의료개혁활동을 이적행위라 규정한다면 대다수의 보건의료단체는 ‘이적의 늪’에서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2001년 10월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목표로 한 강령을 채택한 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이씨 등 진보의련 회원 8명을 긴급 체포한 뒤 핵심조직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모두 기각됐다.이같은 결정은 국보법 관련 사건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 온 수사관행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당시 주목을 받았다.지난해 1월 이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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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기자 ejung@
2003-06-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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