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용서할때, 하지만…”/ 13일로 ‘1주기’ 효순·미선양 부모 마르지않은 눈물

“이젠 용서할때, 하지만…”/ 13일로 ‘1주기’ 효순·미선양 부모 마르지않은 눈물

입력 2003-06-02 00:00
수정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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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요.가슴에 묻은 딸아이들 명복을 위해서도 그래야 하고요.하지만….”

1년 전 6월13일 미군 장갑차에 치여 ‘못다핀 꽃’으로 스러진 고(故) 신효순·심미선양의 부모들은 1일 오후 사고 현장 옆인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국도56호 도로변에 세워진 추모비 앞에서 애써 울음을 참는 듯했다

●SOFA 제대로 고쳐져야 미움 다 털텐데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온전하게 고쳐져야 미움도 분노도 다 털어버릴 것 같아요.”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49)씨와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49)씨는 “추모비를 세운 미군도,정치하는 이들도 ‘인권의 존엄성을 일깨운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까지 결과는 너무 미흡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추모비 앞에는 전국에서 온 참배객들이 놓고간 수천마리의 종이학과 장미·백합·해바라기꽃과 편지가 놓여 있었다.화강암 추모비문 마지막에 적힌 ‘미2사단 일동’이란 문구는 누군가가 지워버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추모비 수천마리 종이학·꽃 원혼달래듯

추모비에 새겨진 딸의 사진에 시선을 멈춘 미선양 어머니 이옥자(46)씨는 “이젠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가 봐요.

이모나 외삼촌 꿈에는 보인다는데 제 꿈엔 안보여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효순양의 어머니 전명자(40)씨는 “미선이가 엄마를 힘들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씨를 다독거리면서 “들일을 하고 오면 시키지 않아도 저녁밥 지어놓고 기다리던 효순이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마 잊고 싶은지 이젠 꿈에도 안보여

심씨는 “너무나 억울해 인터넷에 아이들의 죽음을 띄우고 여야 3당 대표에게 사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지만 월드컵 열기에 묻혀 외면당할 때는 너무 막막하고 외로웠다.”며 당시의 안타까운 심정을 회고했다.

신씨는 “월드컵 끝나고 아이들의 죽음이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SOFA가 뭔지 처음 알았다.”면서 “힘이 있다고 우리땅에서 미군들이 자기들 법대로 한다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월드컵이 끝나고 딸들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부모들은 사고 현장과 효촌리 마을,서울시청앞에서 열린 추모제와 촛불시위 등에 참석하고 조문객들을 맞느라 경황이 없었다.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참다가 밤이면 집 뒤의 풀숲에서 남몰래 오열해야 했다.

●두 아이 죽음 국론분열 빌미되지 않기를

“국민 모두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죽은 자식들과 저희에게 보내준 애도와 격려가 없었다면 무너져 내리는 심신을 추스를 수 없었을 겁니다.” 지난 1년 동안 효순네와 미선네 집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애도와 격려 편지가 쇄도했다.지난 설날엔 낯모르는 대학생 3명이 세배를 다녀갔다.그날 미선이네 3년생 토종견은 수캉아지 2마리를 낳아 집안에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심씨는 “남북대치 상황이란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정치하는 이들이 미국을 상대로 우리 자존심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해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통을 되새김질하지 않도록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 달라.”면서 두 아이의 죽음과 이후의 파장이 자칫 국론분열의 빌미가 되지 않기를 소망했다.

효순이와 미선이 부모들은 두 딸의1주기 관련 집회 등엔 가능한 참석할 뜻을 밝힌 뒤 “고추밭과 콩밭에 할일이 산더미”라며 발길을 돌렸다.

추모비 뒤쪽 언덕의 자그마한 나무에는 추모객들이 가지에 걸어 놓은 메모지 수십개가 바람에 꽃잎처럼 흔들리며 ‘이승의 고통을 넘어 저 세상에서 행복하거라.’,‘미안하다,꼭 복수해 줄게.’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비문 뒷면에 새겨진 추도시는 비문의 주인공들에게 ‘바람부는 이곳 서낭당 고개에 누워 새소리 듣느냐,바람 소리 듣고 사느냐.’고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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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2003-06-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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