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북한 실상’ 우리도 말할 때다

[오늘의 눈] ‘북한 실상’ 우리도 말할 때다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3-05-22 00:00
수정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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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증언자로 나선 탈북자들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청문회장 한편에 병풍이 놓여졌다.북한에서 관리를 지낸 이들의 얼굴이 노출되면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주최측의 특별 배려에서다.

‘얼굴 없는 증언’은 북한의 마약 밀매와 미사일 생산에 관한 것이었다.앞서 증언자로 나선 헤리티지 재단 부설 데이비스 연구소의 래리 워첼 부회장은 “청문회장에서 이런 방식의 증언은 처음 본다.”고 신기해 했다.청중들도 ‘증언의 방식’에 압도됐는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내용은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았다.그럼에도 미 의회는 번거로운 병풍까지 쳐가며 ‘북한의 마약과 미사일 커넥션’이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따지고 보면 미국보다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다.북한 주민들이 생존차원에서 아편을 재배하고 마약을 밀매한다는 사실은 결코 ‘강 건너 불구경’할 성질이 아니다.북한 당국이 지시했건 안 했건,마약이 한반도에서 주요 외화벌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비극이다.북한의 핵 개발이나 미사일 확산 문제도 한반도의 안위와 직결된 문제다.

그렇다면 탈북자들의 증언이 워싱턴이 아니라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서도 열려야 하는 게 아닐까.미 의회는 핵이나 미사일,마약 문제뿐 아니라 북한 내부와 중국내 탈북자들의 인권문제까지 청문회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전했다.미국의 지나친 간섭일지도 모르고 북한을 돕기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의도를 지닌 행위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 북한의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국가 안보와 직결된 정보가 누출될 우려가 있다면 시기와 절차를 통해 보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이날 미 의회에서 증언한 탈북자들은 6∼7년전 북한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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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2003-05-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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